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에서 불거진 향찰(鄕察)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경찰이 순환인사 제도를 내년 상반기 중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내부 반발과 예산 등을 고려해 경감 계급까지 순환인사를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여당은 더 아래 계급까지 더욱 강력한 순환인사를 요구했다.
경찰청은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당정협의에서 경찰 순환인사제를 내년 상반기 중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현재는 총경 이상은 1년, 경정은 1∼2년마다 순환인사를 하고 있는데 이를 경감 계급까지 한 단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들을 시도경찰청 내에서 순환시킬 것인지, 그보다 확대할 것인지 순환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다만 관사와 인사가 이뤄진 거리에 따라 교통비 등 지원책을 주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한 경찰 간부는 “총경과 경정 계급의 경우 관사만 주어지지만, 경감 이하 순환인사가 이뤄졌을 때는 관사와 함께 집까지 교통비 등을 마련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기 사건에서 문제가 된 수사경찰만을 순환인사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수사기피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해당 계급의 전체 인원이 순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기준 경감 계급 현원은 2만9616명으로 순환인사에 사용되는 예산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여당은 이보다 더 강력한 순환인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이해식 의원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조금 더 강화한 순환근무제가 필요하다”라며 “장윤기 부친에게 공무상 비밀을 유출한 사람이 경사로, 경사 정도까지 수사를 직접 담당하는 사람이라 순환근무를 돌려야 한다는 한 의원의 문제제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직무 관련 금품·향응 수수와 부정청탁, 중요 수사·단속 정보 누설 등 유착비리로 징계를 받은 경찰관을 다른 시도청으로 전보하고 원 시도청으로 복귀를 제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경찰위원회 내에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신설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차관급의 감찰관 아래 100여명 규모의 조직을 두는 안이 논의됐다. 실무지원팀과 권역별 조사팀, 전국 6개 권역 출장소 등을 둬 국경위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가수사본부장 직속으로는 경찰관의 비리를 수사하는 내부비리수사대가 설치된다.
여당에서는 이에 대해 ‘제 식구 봐주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사대를 국수본 외부에 설치하라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청문감사관을 외부에 개방하고 복수 수사담당관제 운영, 수사심의위원회를 일선서에도 설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다.
경감 이하 현장 경찰로 이뤄진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전국 삭발 시위까지 고려하며 순환인사 확대에 반발하고 있다. 직협은 29일 각 지역 대의원들과 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관기 직협 위원장은 “5급 상당 국가직인 경정부터는 순환인사를 하지만 그 이하 계급은 경찰관이 될 때부터 지역을 선택해서 들어온다”며 “현장 직원들의 의견을 모아 강력하게 반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내용은 초기 구상으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경찰 수사 쇄신 태스크포스(TF)와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