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3500억달러(약 513조원)의 대미 투자 약속 중 첫 대상을 에너지 분야 중심으로 논의 중이며, 이르면 8월 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양국 통상 이슈에 대해서도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대미 투자 1호, 에너지 분야 논의 중”
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 취재진과 만나 1호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저희 입장에서도 캐시 플로(현금 흐름)가 안정적으로 나올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무래도 더 나은 프로젝트”라며 “그런 데서 좀 유리한 프로젝트가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라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미국 측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지금 상황은 거의 막바지”라며 “중요한 이슈들에 대한 딜까지 잘 마무리하면 아마 8월 말, (또는) 9월 일정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현재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과 굉장히 긴밀하게 논의 중이다. 이번에도 (미국에) 와서 그런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상업적 합리성 등 큰 기준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한·미 간에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까지 미국을 방문하는 김 장관은 23일엔 한·미 조선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한다. 조선협력은 지난해 통상과 안보 분야에 관한 한·미 정상 합의사항 중 가장 상징적인 사업 중 하나다. 한·미 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열고 이르면 8월 말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가 발표되는 등 통상 협력에 동력을 얻게 되면 우라늄농축, 핵추진잠수함 등 안보 분야 이행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미 국무부는 6월 한국에서 열린 양국의 실무 협의 뒤 올해 말까지 이 같은 양국 합의에 대한 시간표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올수록 미 정치권의 초점이 선거로 옮겨지고 양국 합의를 이행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USTR, 강제노동 관세 부과하나
김 장관의 방미 기간 중인 24일 무역법 122조에 따른 ‘10% 글로벌 관세’는 만료되고, 이를 대체하기 위한 무역법 301조 관세가 발표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대법원의 지난 2월 상호관세 위법 판결 직후 무역법 122조에 따른 관세를 부과해 왔지만, 이 조치는 의회 동의 없이는 150일까지만 취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관세를 대체하는 차원에서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항목으로 한국을 포함한 각국을 조사해 왔다. 이 가운데 강제노동 조사가 완료돼 한국은 12.5%의 관세 부과가 예고된 상태다. 여기에 과잉생산 관련 관세가 추가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모두발언 서면 자료를 통해 “USTR은 60개 무역파트너를 상대로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대응 실패에 대한 최종 대응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관세 정책과 관련해 “이 행정부가 사용하는 구체적인 권한은 바뀌었지만 무역전략은 바뀌지 않았다”며 “우리는 관세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은 양국이 지난해 무역 합의로 도출한 관세 상한 15%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방미 일정 중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을 만나 한국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별도로 방미 일정을 수행 중인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그리어 대표와 접촉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1930년 제정된 관세법을 동원해 캐나다에 50% 추가 관세를 부과한 만큼 이 조치가 다른 국가에도 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통상 고위당국자들이 추가적인 관세 조치를 막기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쿠팡 사태’가 한·미 간 통상·안보 문제의 걸림돌로 지적되는 데 대해선 “(한·미 간에) 오해도 있고, 간극도 있는 것 같다”며 “쿠팡 관련해 설명하면 많은 분이 ‘아, 그런 이슈였느냐, 몰랐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 측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가기 위해 관계 부처가 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