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 지폐가 왠지 크게 느껴진다, 지폐 위에 제작사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현금이라며 이런 지폐를 받았다면 바로 이의제기를 해야 한다. 실제 화폐와 유사하게 제작됐지만 드라마, 영화 등 촬영 소품용으로 제작된 화폐모조품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과 국가정보원, 경찰청, 관세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조폐공사 등 6개 기관이 참여하는 ‘위폐방지 실무위원회’는 지난 22일 정기회의를 열고 최근 화폐위조 범죄 자체는 줄고 있으나 진폐로 오인될 수 있는 ‘가짜 돈’의 무분별한 사용이 늘고 있다며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가짜 돈’이나 위조지폐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려면 현금을 받을 때 모든 지폐가 정상인지 한 장씩 훑어보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상 은행권이 아닌 것으로 의심될 경우 경찰(112)에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폐의 경우 위조방지장치가 촘촘하게 들어 있다. 우선 1만원권과 5만원권은 빛에 비춰보면 세종대왕 또는 신사임당 모습이 보인다. 또 세종대왕·신사임당 초상과 문자·숫자 부위를 손으로 만지면 오돌도톨하다. 지폐를 기울여보면 각도에 따라 한반도 지도, 태극, 4괘 무늬가 번갈아 나타난다. 아울러 5만원권을 기울이면 노출은선 안에 있는 태극 무늬가 움직인다.
‘가짜 돈’이나 위폐에는 이같은 장치가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 ‘가짜 돈’에는 한국은행 ‘화폐도안 이용기준’을 미준수한 채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페이크머니와 한국은행의 승인을 받아 제작된 화폐모조품 두 가지가 있다.
한은은 “실제 은행권과 유사한 크기의 페이크머니가 위조지폐처럼 사용되는 경우가 발생하
고 있다”며 “페이크머니는 제작·판매 의도와 달리 위조지폐처럼 사용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결국 위조지폐와 같은 경제적 피해와 화폐 유통질서 저해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드라마, 영화 등 촬영 소품용으로 쓰이는 화폐모조품은 한은이 이용 신청을 받아 조건에 부합하면 승인한다. 이후 제작·폐기까지 전 과정을 관리한다. 한국은행 승인 대상 화폐모조품은 규격이 진폐보다 가로·세로 10㎜ 이상 크다. 화폐 도안 인쇄면에는 제작사, 담당자, 작품명 등의 정보가 적혀 있다. 한은은 “다만 최근 들어 컨텐츠 플랫폼 다양화 및 컨텐츠 증가로 한국은행 승인 대상 화폐모조품 제작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청 및 관리 절차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화폐·지폐·은행권을 위·변조하면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또 판매 목적으로 국내외에서 통용·유통되는 화폐·지폐·은행권을 제조·수출입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