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충청북도 청주 공장에서 만난 구자한 깨끗한나라 영업팀장은 “모두의 생리대에 쓰이는 제품은 시판 ‘순수한면 제로(ZERO)’와 다르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모두의 생리대’는 정부가 나이·소득 기준 관계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공시설에 무료 생리대 지급기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달 처음 시범사업을 시작해 수동형 지급기 300대가 설치됐고 지난 20일부터 자동형 지급기 운영이 시작됐다. 오는 9월까지 주민센터, 도서관, 청소년시설 등 전국 12개 시범사업 지역 공공시설에 자동형 지급기 400대를 설치하는 게 정부의 목표다.
깨끗한나라는 모두의 생리대 사업에 쓰이는 생리대를 제작하는 업체다. 1966년 창립해 올해로 60주년을 맞았고 청주공장에서 공공 생리대를 만든다. 공장에서 시간당 1200개의 생리대가 만들어진다. 모두의 생리대는 중형 2개가 한 팩에 들어가 소포장이 필요한데 자동화 기계는 곧 도입 예정이다. 올해까지 540만팩을 공급한다.
이주현 깨끗한나라 품질보증팀 팀장은 “공공 생리대 안쪽 커버는 순면 부직포고 흡수층에 천연펄프를 넣어 화학물질인 고분자 흡수체(SAP)를 쓰지 않았다”며 “정해진 스피드로 제품을 생산하다가 시간마다 기계를 인위적으로 세워서 청소하는 굿런(good-run) 방식을 사용해 품질을 보증한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사업에 참여한 이유로 ‘공공성’을 강조했다. 박인성 깨끗한나라 대외협력팀 팀장은 “공공성을 기반으로 한 고객 접근성 확대를 위해서 사업에 참여하고 싶었다”며 “공공생리대에 깨끗한나라에서 가장 인기 많은 순수한면 제로가 사용되지만 그거 때문에 매출이 줄거나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미 갖춰진 물류망이 있어 전국에 모두의 생리대를 전달하는 것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구 팀장은 “직접 배송하는데도 있고 물량이 적은 곳은 택배를 통해 보낸다고 성평등부와 협의했다”며 “물량은 제주도까지 다 보낼 수 있다. 고객문의는 ‘순수한면 제로’ 브랜드도 노출되는 만큼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회사에서 대응한다”고 말했다.
광명동굴 매표소 옆 화장실에는 지난 22일 생리대 자동지급기가 설치됐다. 이날은 비오는 평일이라 그런지 이용객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광명도시공사 측은 주말에는 방문객이 많아 공공생리대 이용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자동지급기는 대형 냉장고 한 대만 한 크기다. 기계 전면에는 투명 유리판과 음성안내 버튼, 받기 버튼, 스피커, QR코드 인식기가 배치돼 있다.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받기 버튼을 누르자 수령함에선 ‘공공생리대’와 ‘모두의 생리대’ 문구가 적힌 포장 제품이 나왔다. 한 팩을 받은 뒤 20초가 지나야 다시 생리대를 받을 수 있다. 오남용을 막기 위한 장치다.
자동지급기에는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적용해 재고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고 음성 안내와 점자 기능도 갖춰 시각장애인의 접근성도 고려했다. 오는 10월에는 지급기 위치와 재고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전용 웹페이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과정에서 오남용이 심각하게 나타날 경우 QR코드를 활용해 연령대와 지역 등을 확인한 뒤 지급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