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레스토랑의 경쟁 무대가 식탁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음식의 맛과 구성뿐 아니라 창밖으로 펼쳐지는 전망과 셰프의 조리 과정까지 하나의 상품으로 묶는 방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 들어선 시그니엘 부산의 뷔페 레스토랑 ‘더 뷰’가 대표적이다. 호텔 5층에 자리한 더 뷰는 해운대해수욕장이 펼쳐지는 파노라마 전망과 라이브 키친을 결합한 올데이 다이닝이다.
제철 생선회와 스시, 해산물 요리부터 그릴 메뉴까지 한 공간에서 제공한다. 주방 안에서 끝나던 조리 과정을 고객 앞으로 끌어내 음식이 완성되는 순간까지 식사 경험에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시그니엘 부산은 식음 수요를 멤버십으로도 연결하고 있다. 올해 1월 프리미엄 유료 멤버십 ‘시그니엘 컬렉션’을 개편해 객실과 레스토랑, 부대시설 혜택을 이용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멤버십은 시그니엘 컬렉션과 프리미엄, 마스터 고메 등 세 유형으로 운영된다. 이 가운데 다이닝 중심 상품인 마스터 고메 가격은 기존 15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낮췄다. 기존 10만원권으로 제공하던 레스토랑 식사권도 5만원권으로 세분화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전망과 조리 장면을 결합하는 전략은 다른 특급호텔에서도 확인된다.
인천 송도에서는 오크우드 프리미어 인천이 최고층인 65층의 ‘파노라믹 65 그릴 앤 바’를 스테이크하우스로 새롭게 선보인다.
72시간 허브 웻 에이징과 48시간 허브 버터 에이징을 거친 고기에 참나무 훈연과 오픈 파이어 그릴 조리를 더한다. 스테이크를 굽고 마무리하는 과정도 고객이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송도와 서해의 풍경을 음식과 함께 즐기는 경험을 전면에 내세운 셈이다.
부산 마린시티에 있는 파크 하얏트 부산의 ‘다이닝룸’도 비슷한 구조다. 호텔 32층에서 해운대 바다와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다.
오픈 키친의 숯불 그릴에서 스테이크와 해산물을 조리하고, 파크 하얏트 방식으로 재해석한 한식 단품 메뉴도 함께 선보인다. 전망은 실내 장식에 머물지 않고 레스토랑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요소로 쓰인다.
서울에서는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의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가 전망과 라이브 조리를 결합했다.
호텔 24층에 있는 콘스탄스는 약 9m 높이의 층고와 대형 통창을 통해 테헤란로 일대의 도심 풍경을 보여준다. 그릴과 일식, 중식, 한식 등 각 스테이션에서는 전문 셰프가 음식을 조리한다.
음식 일부를 고객 테이블로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도 강화했다. 손님이 음식을 가지러 이동하는 기존 뷔페 방식에 테이블 서비스를 섞어 식사 경험을 차별화한 것이다.
네 레스토랑의 형태는 서로 다르다. 더 뷰와 콘스탄스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는 뷔페이고, 파노라믹 65와 다이닝룸은 그릴과 스테이크에 무게를 둔다. 다만 전략은 닮았다. 높은 층이나 탁 트인 입지를 레스토랑의 핵심 자산으로 활용하고, 셰프가 굽고 자르고 담아내는 과정을 고객이 지켜보게 한다.
과거 호텔 레스토랑에서 전망이 분위기를 돋우는 배경이었다면 이제는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는 경험의 일부가 됐다. 호텔들도 식음 공간을 객실의 부대시설에 머물게 하지 않고, 투숙하지 않는 고객까지 찾아오게 만드는 독립적인 상품으로 키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