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거리를 걷다 보면 한국에서 보던 간판이 잇따라 눈에 들어온다. CU와 GS25가 골목마다 자리 잡았고 뚜레쥬르,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등 한국 외식 브랜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인 여행객과 온라인에서는 수년 전부터 울란바토르를 경기도 동탄신도시에 빗댄 ‘몽탄신도시’라는 별칭까지 사용하고 있다. 한국 편의점과 식당, 카페가 빠르게 늘면서 생긴 표현이다.
몽골은 인구 규모는 작지만 성장세가 가파르다. 외교부 국가정보에 따르면 2025년 몽골 인구는 358만명, 경제성장률은 6.8%다. 지난해 한국과 몽골의 교역액도 수출 6억6100만달러, 수입 3200만달러 등 약 6억9300만달러로 7억달러에 육박했다.
가장 빠르게 매장을 늘린 곳은 CU다. BGF리테일은 2018년 몽골 현지 기업 프리미엄 넥서스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시장에 진출했다.
첫해 21곳이던 매장은 2024년 441곳, 지난해 541곳으로 늘었다. 올해 6월에는 국내 유통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단일 해외 국가에서 600호점을 돌파했다. 한·몽골 정상회담 당시 정부가 집계한 7월 9일 기준 점포 수는 603곳이다.
600호점인 ‘호탁운드르솜점’은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약 600㎞ 떨어진 불간 아이막에 들어섰다. 수도 중심부가 아닌 지방 도로 상권까지 편의점 영토를 넓힌 것이다.
매장 규모는 약 280㎡로 일반 편의점보다 크다. 장거리 운전기사와 여행객을 겨냥해 샤워실과 휴식 공간, 전기차 충전시설 등을 갖췄다. 화장실과 쉴 곳이 부족한 지역에서 편의점이 소형 휴게소 역할까지 맡도록 설계했다.
2021년 진출한 GS25도 7월 정부 집계 기준 299곳을 운영하고 있다. 몽골 매출은 진출 첫해 41억6700만원에서 지난해 1071억6700만원으로 25배 넘게 증가했다. 편의점이 낯설었던 시장에 한국식 즉석식품과 배달, 생활 서비스가 빠르게 자리 잡은 결과다.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판을 키우고 있다. 2016년 몽골에 진출한 이마트는 현재 6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울란바토르 야르막 신도시에 몽골 노브랜드 전문점 1호점을 열었다. 매장 면적은 약 836㎡로 해외에 문을 연 노브랜드 전문점 가운데 가장 크다.
매장에는 노브랜드 상품 1100여 종을 포함해 한국산과 몽골산 상품 등 총 5000여 개 품목이 들어갔다. 한국 상품만 진열하는 매장이 아니라 현지 주민이 장을 보고 식품과 생활용품을 한꺼번에 구매하는 동네 마트 형태다.
이마트는 올해 안에 몽골 노브랜드 전문점을 3곳으로 늘린다. 2028년까지 15곳, 장기적으로는 10년 안에 50곳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몽골에서 팔린 노브랜드 상품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12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노브랜드 상품의 약 70%를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만큼 매장이 늘수록 한국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 통로도 함께 넓어지는 구조다.
카페와 외식 브랜드의 진출 지역도 울란바토르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뚜레쥬르는 지난 1일 몽골 서북부 거점 도시 울란곰에 25호점을 열었다. 울란곰은 수도에서 약 1400㎞ 떨어진 도시다. 한국 브랜드가 울란곰에 매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73평 규모로 조성된 매장에는 54개 좌석이 마련됐다. 개장 당일에는 600명이 넘는 고객이 찾았다. 뚜레쥬르는 2016년 몽골 진출 이후 올해 4월까지 케이크 170만개를 판매했다. 누적 판매량만 놓고 보면 몽골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디저트39는 다음 달 몽골 4·5호점을 잇달아 열고 9월에는 6호점을 추가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매장을 1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더본코리아도 새마을식당 5곳을 운영하는 데 이어 지난 5월 홍콩반점 몽골 1호점을 열었다.
젊은 인구 구성은 한국 브랜드에 유리한 조건으로 꼽힌다. KOTRA는 ‘2026 몽골 진출전략’에서 몽골 인구의 60% 이상이 34세 이하라며 새로운 문화와 해외 브랜드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시장으로 분석했다.
몽골은 한국산 화장품의 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없애고 라면과 조미김 관세는 5년에 걸쳐 철폐한다. 이미 전국에 깔린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한국 식품과 화장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판매망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골목 편의점에서 시작된 ‘몽탄’은 대형마트와 카페, 외식업으로 번지고 있다”며 “몽골이 한국 유통기업의 단순한 해외 출점 지역을 넘어 K푸드와 화장품, 중소기업 상품을 실어 나르는 수출 전진기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