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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만족하면 간다”…불황에도 지갑 여는 ‘실속형 프리미엄’ 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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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와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지출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모든 소비를 일률적으로 줄이기보다는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분야에는 돈을 쓰고, 만족도가 낮은 영역에서는 지출을 아끼는 식이다.

 

본푸드서비스 제공
본푸드서비스 제공

외식 시장에서도 단순히 가격이 비싸거나 메뉴 수가 많은 곳보다 음식의 품질과 공간, 서비스까지 포함한 전체 경험을 따지는 소비가 늘고 있다.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호텔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호텔 뷔페와 중저가 뷔페 브랜드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이다.

 

정해진 가격으로 여러 메뉴를 맛볼 수 있다는 뷔페의 장점에 즉석 조리와 브랜드 협업, 계절별 메뉴 같은 콘텐츠를 더해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기업 본푸드서비스는 호텔과 리조트 등의 식음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컨세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롯데호텔앤리조트의 라이프스타일 호텔 L7 명동과 L7 해운대에서 뷔페 레스토랑 ‘플로팅’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시티호텔 명동·김포·대전 등에서도 뷔페와 식음시설 운영을 맡고 있다.

 

플로팅은 일반 특급호텔 뷔페보다 가격 부담을 낮추면서 호텔 공간과 서비스를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L7 명동점은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샐러드와 그릴 요리, 지역 특색을 반영한 메뉴 등을 제공한다.

 

본푸드서비스는 지난해 가을부터 계절별 주제를 정해 메뉴를 교체하고 있다. 올여름에는 열대 과일과 시트러스 계열 식재료를 활용한 ‘트로피컬 시트러스 브리즈’를 선보였다.

 

주문을 받은 뒤 셰프가 즉석에서 조리하는 라이브 스테이션과 스테이크 주문 서비스도 운영한다. 메뉴 수만 늘리기보다는 갓 조리한 음식과 계절별 구성을 앞세워 호텔 다이닝의 경험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L7 해운대에서는 해운대 바다와 루프톱 수영장 등 호텔 입지를 활용한 식음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본푸드서비스는 호텔과 지역의 특성에 맞춰 메뉴와 운영 방식을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워홈은 지난 5월 서울 종로 영풍빌딩에 뷔페 브랜드 ‘테이크(TAKE)’ 1호점을 열었다. 약 826㎡ 규모로, 세계 각국의 음식을 한 공간에서 경험하는 ‘글로벌 푸드 마켓’을 표방한다.

 

일반적인 뷔페가 샐러드와 고기, 디저트 등 음식 종류별로 구역을 나누는 것과 달리 스페인과 일본 등 국가별 대표 음식과 공간을 묶어 구성했다. 전체 메뉴는 130여 종이다.

 

바비큐 특화 구역인 ‘테이크 그릴’에서는 고기와 채소를 꼬치에 꽂아 회전시키며 굽는 로티세리 조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풀드포크 타코와 텍사스식 바비큐 립, 미니버거 등을 제공한다.

 

외부 브랜드와 협업하는 ‘팝업테이블’도 운영한다. 첫 협업 상대는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다. 까르보불닭 치즈밥과 불닭마요 유부초밥 등 협업 메뉴를 오는 8월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아워홈은 이후 셰프와 외식 브랜드, 노포 음식점 등을 활용한 협업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같은 메뉴를 상시 제공하는 기존 뷔페에서 벗어나 정기적으로 방문 이유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랜드이츠는 한식 뷔페 브랜드 자연별곡을 다시 정비하고 있다. 2026년 1월 문을 연 NC야탑점에서 신규 운영 모델을 시험한 뒤 기존 점포에도 리뉴얼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뷔페업계가 메뉴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면 새 자연별곡은 고기류 등 중심 메뉴를 강화하고 음식과 공간, 가격 체계를 다시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한식 반찬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식사 한 끼로서 만족도를 높이는 방향이다. 일상적인 가족 외식이나 모임 수요를 겨냥해 한식의 친숙함과 뷔페의 선택권을 함께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연별곡은 한때 전국에서 4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했지만 코로나19와 한식 뷔페 시장 위축을 거치며 매장이 급감했다. 이랜드이츠는 야탑점에서 시험한 신규 모델을 평촌점과 송파점 등에 적용하며 브랜드 회복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외식업계의 이 같은 변화는 소비자들이 단순한 최저가보다 지불한 금액만큼 확실한 만족을 얻을 수 있는지를 중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호텔 뷔페는 호텔이라는 공간과 서비스를 활용해 접근성을 높이고, 중저가 뷔페는 전문 메뉴와 협업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메뉴 수를 앞세웠던 뷔페 시장의 경쟁 기준이 음식의 완성도와 공간 경험, 재방문할 만한 콘텐츠로 옮겨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