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장기 근무 중인 경찰관, 이른바 향찰(鄕察)이 1만7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직의 ‘허리’에 해당하는 경감과 경위 가운데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 근무자는 1만4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지역 실정에 밝아 ‘밀착형 치안’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유착 세력으로서 경찰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26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기준 동일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감은 5209명, 경위는 8697명, 경사 3211명, 경장 13명 등 1만7130명으로 집계됐다.
경찰 실무를 이끄는 경감·경위로만 한정하면 대체로 4∼5명 중 1명꼴이다. 한 경찰서에서 10년 이상 장기 근무 중인 셈이다. 전체 경감 2만8914명 중 18%, 경위 3만5959명 중 24.2% 비중이다.
순경은 근속 승진 제도상 동일 계급을 장기간 유지하는 사례가 드물다.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 근무자는 사실상 없다. 다만 5년 이상 한 경찰서에 근무한 순경은 전국에 5명이 있다.
현재 총경 이상은 통상 1년 주기로 전국 단위 전보를, 경정은 약 2년 주기로 경찰서 간 순환인사를 실시하고 있다.
장기 근무는 서울보다 지방에서 두드러졌다.
서울경찰청 소속으로 10년 이상 동일 경찰서에서 근무한 경감 이하 경찰관은 전체 3만1302명 중 2621명(8.4%)으로 10% 미만이었다. 반면 전북청은 5136명 중 1223명(23.8%), 충북청은 3954명 중 857명(21.7%)이 10년 넘게 한 경찰서에서 근무했다. 10명 중 2명꼴이다.
이러한 장기 근무는 ‘양날의 검’으로 꼽힌다.
주민이나 지역 유력 인사 등과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한 다리 건너 아는 사이’가 될 수밖에 없는 게 장기 근무의 현실이다.
지역 사정을 잘 파악해 치안 안정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수사나 이해관계로 얽히는 순간 '봐주기 수사'나 정보 유출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진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한 경감급 경찰은 “지방은 경찰서 수 자체가 적어 사실상 같은 생활권 안에서 근무를 반복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역에서 20∼30년 근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인맥이 형성돼 관계가 오용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편 고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의 무혐의 처분 등에 불복해 제기된 ‘이의신청’이 4년 사이 두 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의 불송치 처분에 대한 고소인의 이의신청 건수는 지난해 5만6165건으로 2021년 2만7262건 대비 2.1배로 늘어났다.
올해 들어 6월까지 이의신청 건수는 3만4001건을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말까지 약 7만건에 달할 가능성도 있다.
이의신청은 경찰의 불송치 처분에 불복한 고소인이 제기하는 절차다. 고소인이 이의신청하면 경찰은 즉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