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가격·실거주·지역 등을 고려한 차등세제를 예고하면서 종합부동산세가 기본공제선과 초고가 기준선을 중심으로 세 부담을 달리하는 ‘3그룹 설계’를 골자로 개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주택 수 대신 가액 기준으로 과세 방식을 바꾸는 가운데 1주택 장기보유 공제도 거주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 초 발표될 세제개편안을 앞두고 막바지 시뮬레이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1주택이라도 초고가는 부담을 높이되, 실거주는 감면하는 정책 방향을 제시한 만큼 이에 맞춰 종부세 개편방안을 다듬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는 기본공제선과 초고가 기준선을 중심으로 기본공제, 중부담, 초고가 그룹 등 3개 구간으로 나눠 세 부담을 차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현행 종부세는 인별로 합산한 공시가격에서 기본공제(1주택자 12억원·다주택자 9억원)를 뺀 금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60%)을 곱해 과세표준을 산출한다. 이 과표에 세율을 곱하고, 각종 공제 등을 감안해 최종 세액을 산출한다. 기본공제 그룹은 현행처럼 종부세를 내지 않는 그룹이다. 다만 정부는 기본공제선 12억원을 그간의 부동산 자산 가치 상승을 반영해 소폭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공제선과 초고가 기준선 사이에 위치하는 중부담 그룹은 세 부담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완만하게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초고가 기준선 이상 그룹은 과표 구간 세분화나 세율 인상 등을 통해 과세 강도를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초고가 기준은 시가 30억~5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과세 방식도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 과세 방식을 현행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현행 종부세는 2주택 이하는 0.5∼2.7% 세율을 적용하지만, 3주택 이상에는 0.5∼5.0% 등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30억원짜라 주택 1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10억원짜리 주택 3채를 가진 사람이 더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 조세 형평성이 떨어지고 똘똘한 한 채를 조장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제체계도 실거주자에 더 감면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손질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1주택을 5년 이상 보유하면 기간에 따라 20∼50%까지, 소유자가 과세기준일 현재 만 60세 이상이면 연령에 따라 20∼40%를 각각 세액공제하게 돼 있다. 이 두 가지 공제는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80% 한도로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 종부세 세액공제의 경우 고가 주택일수록 세 부담을 줄여주는 ‘역진성’도 문제로 지적된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과세표준 20억원 초과 주택에 적용한 2025년 귀속 개인 종부세 세액공제 합계는 전년(182억원)보다 약 279억원(153.2%) 늘어난 461억원 수준이었다. 과표 20억 초과 주택의 세액공제액은 2021년 681억원을 기록한 후 줄었다가 작년에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가폭과 증가율도 2021년(468억원·220.7%) 이후 최고 수준에 달했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이 초고가 주택의 세액공제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과세표준 20억원인 1주택은 아파트의 경우 시가 65억7000만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전체 종부세 대상자는 53만8439명(개인·법인 합산) 중 과표 20억원 초과자는 1.6%(8339명)에 불과했는데, 이 중 일부 개인들이 전체 세액공제(약 2071억원)의 22.2%를 누린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 16일 열린 부동산 세제 토론회에서 “1세대1주택자에게 최대 80%까지 적용되는 (종부세) 세액공제 가운데 보유 공제를 거주 공제로 전환해 실거주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