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43억 잠실주공5단지, 증여냐 양도냐”…승계 전 꼭 확인해야 할 것은 [잘살아보세]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세금보다 먼저 조합원 지위 승계부터 확인”
“30억 이상 고가주택, 양도+증여 검토하기도”

“재건축 아파트를 아들에게 물려주려는데 언제 증여하는 게 가장 유리할까요?”

 

56세 장모(가명)씨는 최근 가족 공동명의로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36평형을 43억원에 매입해 실거주 중이다. 매입 당시 아들도 지분을 함께 취득했다. 남편의 은퇴를 앞두고 아들에게 자산을 물려줄 계획이지만, 재건축 진행 시기에 따라 세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증여와 양도 가운데 어떤 방식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잠실주공5단지. 뉴시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잠실주공5단지. 뉴시스

장씨는 “재건축이 본격화되기 전에 증여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도 있고, 관리처분 이후에는 평가금액이 올라 불리해질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며 “증여와 양도 중 어떤 방법이 유리한지, 언제 자산을 이전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건축 아파트를 자녀에게 물려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증여세와 양도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금보다 먼저 도시정비법상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절세 전략이 아무리 유리해도 조합원 지위 승계가 불가능하면 자산 이전 자체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장원 세무사는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처럼 아무 때나 사고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도시정비법상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 시점인지부터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씨의 경우 잠실주공5단지를 취득한 지 4~5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일반적인 조합원 지위 승계 요건인 ‘10년 보유·5년 거주’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 장기 사업 지연에 따른 예외 규정도 현재 사업 단계에서는 적용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착공 이후 3년 안에 준공하지 못하면 준공 전까지 일정 기간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이 세무사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재건축 공사 기간이 평균 4년 안팎으로 길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세무사는 “송파헬리오시티도 준공까지 36개월 이상 걸리면서 해당 기간 물건 약 700건 정도가 활발하게 거래됐다”며 “원조합원 지위만 유지된다면 자녀에게 지분을 대부분 이전하는 방식도 가능해 조합 규정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도냐 증여냐…핵심은 ‘시점’과 ‘자금’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하다는 전제에서는 양도와 증여 모두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거래 구조와 세금, 자금 조달 방식 등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양도의 경우 거래 가격을 어떻게 산정할지와 자녀의 자금 출처를 어떻게 소명할지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 가족 간 거래라고 해서 가격을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법상 증여일 전 6개월부터 후 3개월 사이의 감정평가액이나 실제 매매가격 등을 기준으로 시가를 산정한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모습. 뉴시스

 

이 세무사는 장씨가 아파트를 취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세와 취득가 차이가 크지 않을 가능성은 있지만, 취득 시기와 거래 구조에 따라 세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취득 후 1년 이내 양도할 경우에는 높은 단기 양도소득세가 적용될 수 있어 거래 시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여 역시 세금만 보고 결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이 세무사의 설명이다. 그는 “증여세가 일정 금액 이상이면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여러 해에 걸쳐 나눠 납부할 수 있지만, 재건축은 사업 단계가 진행될수록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아 승계 시점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재건축 분담금이라는 변수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규모도 예상보다 오르는 추세다.

 

이 세무사는 “최근에는 일부 지분은 양도하고 일부는 증여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단계적으로 이전하는 케이스가 늘고 있다”며 “40억~50억원대 재건축 아파트는 한 번에 모든 지분을 넘기기보다 가족의 자금 상황과 사업 진행 단계 등을 함께 고려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건축 아파트 승계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과 증여·양도에 대한 전문가 조언은 세계일보 유튜브 <잘살아보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잘살아보세>는 부동산·주식·노후·가족 문제 등 다양한 인생 고민에 대해 각 분야 전문가가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는 전화 상담 콘텐츠다. 사연 신청은 QR코드와 구글폼, 세계일보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