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등학교의 3학년 교실. 수업 중 마치 코를 고는 듯한 모습으로 심정지 상태에 빠진 학생이 반 친구의 관찰력과 교사들의 팀워크로 생명을 구했다. 현장에 있던 이들이 일사불란하게 ‘생명의 릴레이’(생존사슬)를 완벽하게 이어간 덕분이다.
◆학생·교사 합심해 심정지 학생 살려내
26일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오후 3시쯤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원고등학교 5층 교실에서 수업받던 3학년 학생이 책상에 엎드린 채 코를 고는 듯한 호흡을 보였다.
이 학생이 일어선 뒤에도 벽에 기대 같은 호흡 증상을 보이는 것을 보고 같은 반 친구 안세웅 군이 “호흡이 이상하다”며 교사에게 알렸다.
교사는 학생 의식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이주영 보건교사와 조영환 교사를 곧바로 불렀고, 조 교사는 즉시 심폐소생술에 나섰다.
학생의 얼굴색과 호흡 상태를 보고 심정지로 판단한 이 교사는 같은 반 윤대훈 군에게 1층에 있는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오도록 했다. 평소 보건 도우미로 활동하며 자동심장충격기 위치를 기억하고 있었던 윤 군은 바로 이를 교실로 가져왔다.
자동심장충격기를 이용한 응급처치 이후 심정지 학생은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고 대화가 가능한 상태로 회복했다.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는 학생의 상태를 확인한 뒤 병원으로 이송했으며, 해당 학생은 병원 치료를 받은 뒤 학교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창원소방본부는 이 보건교사와 조 교사, 안 군과 윤 군 등 4명을 대상으로 ‘하트세이버’(Heart Saver)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트세이버는 심정지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거나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해 생명을 구한 시민과 공무원에게 심의를 거쳐 수여하는 인증이다.
창원소방본부 측은 “교사와 학생들이 각자 역할을 나눠 신속히 대응한 덕분에 환자가 구급대 도착 전 호흡과 맥박을 회복했다”고 밝혔다.
◆기적을 만든 심정지 환자 ‘생존사슬’
이번 사례처럼 자칫 큰 위험에 빠질 뻔한 심정지 환자를 무사히 구해낼 수 있었던 것은 생존사슬을 연속적으로 잘 지킨 덕분이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키기 위해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응급처치를 연속적으로 시행해야 하는데, 이 과정을 생존사슬이라 부른다.
생존사슬의 첫 단계는 심정지 발생을 신속히 인지해 주변 사람과 119에 구조 요청을 하는 것이다. 심장정지가 의심되는 환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 목소리로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봐 대답이나 움직임을 유도하고, 반응이 없다면 심정지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한다.
구조 요청 다음 단계로 목격자는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목격자에 의한 심폐소생술이 시행된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심장정지 환자의 생존율이 약 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현장 주변에 비치된 자동심장충격기를 이용해 심장충격(제세동) 처치를 신속하게 실시해야 한다.
소생술 시행 중 환자가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 호흡을 확인한다. 호흡이 회복됐다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가 막히는 것을 예방하고 환자의 반응과 호흡을 관찰한다. 환자의 반응과 정상적인 호흡이 없어진다면 심정지가 재발한 것이므로 신속히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다시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