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태평양 지역 외교장관들이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과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하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을 채택했다.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표현은 지난해 ARF 의장성명에 이어 올해도 포함됐다.
26일 외교가에 따르면 ARF 회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렸고, 의장성명은 이틀 후인 25일 공개됐다. 성명은 “회의는 한반도에서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모든 관련 당사자들 간의 평화적 대화 재개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 그리고 비핵화 실현을 위해 중요함을 강조했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이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깊이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고, 평화적 방식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주목했다”며 “모든 관련 당사자들 간 평화적 대화를 위한 우호적 환경 조성이 계속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RF 등 아세안 주도의 플랫폼을 활용해 관련 당사자들 간 평화적 대화를 촉진하는 데 건설적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2년 연속 ARF에 불참했다.
올해 ARF 의장성명은 북한이 처음 불참한 지난해를 기점으로 과거와 달라진 기조를 보인다. 2024년까지는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3년 연속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표현을 썼지만 지난해부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대체됐다.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해 관계 개선을 우선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해서도 2024년엔 대화 지속(continue dialogue)을 언급했다면 지난해와 올해는 대화 재개(resuming dialogue)로 바뀌었다. 남북 간 소통이 완전히 중단된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국제 다자무대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거론되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이 재확인될 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지난 24일 북한 대외 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아세안 관련 회의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결과에 반발하는 담화를 냈다. 담화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고 침해하려는 미·일·한의 부질없는 시도”라며 “불가역적으로 최종 폐기된 비핵화 사안을 재생시킬 수 없고,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배경으로 구축되고 있는 지역의 새로운 역학구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