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한 달여 앞두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시행되면서 입시 현장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26일 교육부에 따르면 29일부터 학생부를 영리 목적으로 취득·이용·거래하는 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시행된다. 학생부를 수집해 유료 강의 등 영업에 이용하거나 학생부 분석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는 등의 행위가 금지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그간 많은 학부모 및 수험생들은 거액을 들여 입시업체로부터 학생부 관련 상담을 받아왔다. 일부 업체는 상담에 활용하려고 학생부를 구매하거나 수집해 앱 배포, 책자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으로 학생부를 분석해 영업하는 업체들도 생겼다.
교육부는 “일부 업체가 졸업생 학생부를 거래하거나 학생이 발급받은 학생부를 영리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자기소개서 폐지 이후 학생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관련 시장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요 입시 업체들은 법적 위험을 피하고자 관련 서비스를 잇달아 중단·축소하고 있다. ‘학생부의 상업적 이용’의 범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법적 위험을 감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20년간 제공해 온 무료 ‘대학 수시 합격예측 서비스’를 중단했고, 진학사도 AI 학생부 분석 서비스를 중단하고 학생부 교과 성적 중심의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종로학원 역시 무료 모의지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교육부는 사교육 컨설팅을 대신해 이달 신설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입시 포털 ‘어디가’의 온라인 상담과 전국 시도교육청 추천 현직 교사 500명으로 꾸려진 대입상담단을 내세웠다. 하지만 ‘어디가’의 온라인 상담은 주당 이용 인원이 전국 250명(학생당 월 1회 제한)으로 제한되며, 상담 결과도 최대 2주를 기다려야 한다. 폭증하는 수험생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시 원서 접수 기간(9월 7~11일)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불만스러운 반응이다. 특히 올해는 통합수능 마지막 해이자 의대 증원, 반수생 유입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서울 양천구의 한 고교생 학부모는 “공교육이 제대로 된 시스템도 갖추지 않고 당장 사교육 컨설팅부터 막겠다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당장 수시 원서 접수가 코앞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말했다.
개정법은 학생부의 단순 열람이나 학생·학부모가 직접 학생부를 출력해 업체와 1:1 대면 상담을 받는 것은 허용하고 있어, 수십만 원에 달하는 고액 사설 컨설팅으로 수요가 쏠리는 ‘풍선효과’와 정보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입시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장을 모르고 사교육 업체만 단속하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탁상행정”이라며 “오히려 고액 사설 컨설팅을 부추기는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