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경기도 신임 경제부지사에 주형철 전 경기연구원장이 내정됐습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민선 9기 핵심 공약인 ‘반도체 초격차 전략’ 추진에 속도를 내고 기업 투자 확대를 위한 전방위 지원을 선언한 만큼, 이번 인선은 향후 도정의 색깔을 확연히 드러낸 결과로 풀이됩니다. 주 내정자는 인공지능(AI)과 첨단 산업을 도정 전반에 접목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전망입니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ICT)·첨단산업 전문성과 도정에 대한 이해도라는 확실한 강점을 지녔지만, 과거 행보에 따른 잡음이나 전통 행정 조직과의 조화 측면에선 우려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중앙·지방정부 경제정책 수립에 참여
주 내정자는 정보기술(IT)·스타트업·모태펀드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입니다. 1989년 SK에 입사해 SK텔레콤 임원,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등을 거치며 국내 초기 인터넷 및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싸이월드’ 등으로 기억되기도 합니다.
국내 초기 인터넷·IT사업 성장을 이끌었고, SK커뮤니케니션즈에선 2011년 7월 발생한 해킹 사건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처리해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후 서울산업진흥원(SBA) 대표, 한국벤처투자 대표 등을 역임하며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일조했죠.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과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내며 AI, 5세대 이동통신(5G), 글로벌 통상 정책을 총괄합니다.
특히 민선 8기인 2022년 12월 제14대 경기연구원장으로 발탁돼 도의 주요 정책 기조를 파악하고 있는 건 강점으로 꼽힙니다. 취임 후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속도감 있게 도정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더불어민주당 K-먹사니즘 본부장을 맡아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경제 기조 수립을 주도하는 등 현 정부와 도정을 잇는 민생·경제정책 설계 역량도 검증받았습니다. 당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집권플랜본부의 첫 외부 영입 인사로 발탁됐죠.
도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판교·오리역 테크노밸리, AI,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등 첨단 미래산업 유치 및 육성에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죠.
주 내정자의 이력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건 추 지사의 도정 청사진이 이번 내정에 녹아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추 지사는 취임과 동시에 AI와 반도체가 경기도의 미래라고 언급했습니다. 두 산업을 성장의 핵심축으로 삼아 확보된 성장 동력을 청년 일자리와 주거, 교통, 복지로 연결하는 도정 운영 구상을 제시했습니다. 성장과 혁신을 통해 재정을 확충하고 이를 다시 민생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주 내정자에 대한 기대감(기대효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ICT·첨단산업·벤처 생태계 육성 적임자 △중앙정부 정책 경험과 도정 이해도 △민생 경제 기획 역량으로 요약됩니다.
◆도의회 협치·도정 이끌 정무 감각은?
다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합니다. △과거 중도 사퇴 및 정치 중립성 논란 △전통 관료 조직 통솔 및 균형 발전 과제 △도의회와 협치 및 정무 부담입니다.
경기연구원장 재직 시절 3년 임기 중 1년2개월을 남겨두고 중도 사퇴한 뒤 정치권(당시 야당 대표 캠프)으로 이동했던 이력은 향후 임명 과정이나 정무적 소통 시 공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사퇴 당시 사전 조율 여부 및 잔여 임기 문제를 두고 도내에선 작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경기연구원장이란 직책에 비해 기억에 남을 만한 업적이 없다는 것도 약점입니다.
주 내정자에 앞선 경기연구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널리 알려진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입니다. 이 대통령과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하며 기본소득 등 핵심 정책의 토대를 쌓았습니다.
또한 민간 IT 기업 및 벤처 출신으로서 방대한 도 관료 조직을 안정적으로 통솔할 수 있을지, 농축산업·전통 제조업·소상공인 등 다양한 경제 주체의 목소리를 아우를 수 있을지도 과제입니다. 도의회와의 예산·조례안 협의 등 정무적 역할 수행 역시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여대야소’ 도의회이지만 소수 야당 의원들과의 소통 과정에선 견제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애초 물망에 오르던 정치인들을 배제하고 실무능력을 겸비한 주 전 원장이 내정된 건 바둑으로 치면 악수(惡手)로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앞을 내다본 포석(布石)으로 보입니다. 추 지사와 색깔이 맞을 경우,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인사는 만사라고 합니다.
도 안팎에서는 정치인 출신 대신 실무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주 내정자를 발탁한 것을 두고 도정 성과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추 지사의 핵심 도정 구상과 맞물려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낼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