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폭우에 떠내려 온 ‘나뭇잎’ 알고 보니 북한서 떠내려 온 진짜 ‘지뢰’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사진은 북한군이 경의선 도로 인근에서 나뭇잎 지뢰를 살포하는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사진은 북한군이 경의선 도로 인근에서 나뭇잎 지뢰를 살포하는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북한과 접경지역에 지뢰 주의보가 내려졌다. 최근 집중호우로 임진강 수위가 급격히 오르면서 비무장지대에 묻혀 있던 북한 지뢰가 물살에 휩쓸려 남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 290mm 물폭탄과 황강댐 방류가 부른 지뢰 유실

 

합동참모본부는 26일 “최근 군사분계선 이북 지역에서 유실된 지뢰 일부가 폭발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공유 하천을 통해 남쪽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고의 배경에는 앞서 연일 이어진 집중호우가 있다. 최근 경기 연천과 파주 일대에는 지난 20일부터 24일까지 최고 290mm의 비가 쏟아졌다.

 

여기에 북한의 황강댐 무단 방류까지 겹치면서 21일 오후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는 위기 경보 수준인 10.2m까지 치솟았다.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고 물살이 거세지면서 비무장지대 내에 매설된 지뢰가 흙과 부유물에 섞여 떠내려올 수 있는 치명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장도영 합참 공보실장은 “유실된 지뢰가 남부 공유 하천을 통해 우리 지역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유실된 지뢰 폭발 시 큰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대인지뢰 3배 위력 목함지뢰부터 위장형 나뭇잎 지뢰까지 등장

 

가장 큰 문제는 유실되는 폭발물들이 겉으로 봤을 때 지뢰처럼 보이지 않는 위장형이라는 점이다.

 

음식점 나무수저통 크기의 목함지뢰는 폭약량이 약 70g으로 일반 대인지뢰의 세 배가 넘는 파괴력을 지녔다.

 

2010년 강화도 민간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매년 접경지역 하천변에서 수거되고 있다.

 

실제 그해 8월에는 연천에서 낚시를 마치고 귀가하던 40대 남성이 이 목함지뢰를 줍다 폭발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크기의 나뭇잎 지뢰까지 등장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024년부터 관측되기 시작한 나뭇잎 지뢰는 폭약량이 약 40g으로 대인지뢰와 목함지뢰의 중간 수준 위력을 갖췄다.

 

군 당국은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에 반발하여 장마철 폭우를 이용해 이 지뢰를 고의로 흘려보냈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북한 황강댐에서 방류된 물과 부유물이 남측 임진강 군남댐 부근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방류량에 따라 통상 6시간에서 9시간 사이로 추정된다.

 

과거 홍수기 데이터를 분석하면 집중호우 이후 1주일에서 최대 2주일 동안 유실 지뢰가 하천변 수풀이나 쓰레기 더미에 섞여 발견되는 빈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특히 나뭇잎 지뢰는 진흙이 묻으면 일반 낙엽이나 플라스틱 쓰레기와 육안으로 구별하기 매우 어려워, 홍수기 이후 수변공원 산책객이나 하천 정화 작업자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 남측 유실 지뢰 위험도 존재, 의심 물체 발견 시 신고 필수

 

군사분계선 남측에 매설된 소형 지뢰가 폭우에 유실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0년 경기도 고양시 한강변 공원에서 대인지뢰가 발견된 바 있으며, 2021년에는 한강하구 장항습지에서 같은 종류의 지뢰가 폭발해 환경 정화 작업을 하던 50대 남성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

 

연천군 등 접경지역 지자체는 집중호우에 따른 하천변 지뢰 유실 위험을 거듭 경고하고 나섰다.

 

지자체 관계자는 “유실 지뢰로 의심되는 나무상자, 플라스틱, 나뭇잎 모양의 물체를 발견하면 절대 만지지 말고 즉시 군부대나 112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