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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선택지 많아”… 韓, 총관세 15% 사수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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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301조 관세’ 부과 후폭풍

60개국에 최대 12.5% 부과
韓, 2.5%P ↑… 수출기업 부담
과잉생산 협상력 관건 될 듯

쿠팡 어쩌나… 커지는 보복관세 우려
美기업 차별 명분 추가 가능
“협상력으로 관세 유예 충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한국 등에 최고 12.5%의 이른바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향후 추가 관세 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우리 정부와 미 행정부가 합의한 상호관세율 15%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리에겐 다양한 형태의 관세가 있고, 우리가 한 일은 (‘A’ 경로가 아닌) ‘B’라는 경로를 따랐을 뿐”이라며 “‘B’는 오랫동안 수없이 사용돼 온 매우 일반적인 방식이고 우리는 이를 활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은 ‘다른 방법으로 그것(관세 정책)을 해라. 그것을 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이 있다’고 한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강제노동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나왔다. 무역법 301조를 동원해 관세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3일 무역법 122조에 따른 글로벌 관세 10%가 종료되기 7시간 전 무역법 301조에 따른 강제노동 관세를 발표했다.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문제 삼아 60개국에 10∼12.5%의 관세를 확정했다. 한국은 일본, 스위스와 함께 12.5%가 확정됐다. 제품별로 최혜국 대우(MFN) 세율이 12.5%가 안 될 경우 강제노동 관세와 합산해 12.5%가 되도록 하고 최혜국 대우 관세가 12.5% 이상일 경우 강제노동 관세는 추가하지 않도록 했다. 미국 동부시간 기준 24일 0시를 기해 발효됐다.

 

직전까지 적용된 10% 글로벌 관세와 비교하면 관세가 2.5%포인트 인상되면서 수출기업 부담이 커지게 됐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특히 중소 수출기업의 고민이 더 크다. USTR은 강제노동 무관성을 입증하면 관세 예외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의 경우 공급망 추적 시스템이 잘 갖춰져 강제노동 무관 입증이 쉽다. 설령 입증이 어렵더라도, 북미 지역 현지 공장을 활용하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 반면 추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은 원자재의 강제노동과 관련이 없다고 증명할 여력이 없다. 원자재 사용 비중이 높은 배터리·소재 중소 협력사와 해외공장 대리생산 비중이 높은 섬유와 의류, 신발업계의 경우 관세 면제 대상 여부나 세율 산정 방식 등에 따라 직간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강제노동 관세 이후 추가될 관세가 더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발등의 불은 과잉생산 조사다. USTR은 지난 3월 한국 등 16개 경제권을 대상으로 이른바 ‘구조적 과잉생산’ 조사에 착수했다.

 

정부 지원으로 생산이 과잉되는 국가에 대해 관세를 물려 미국 제품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이다. 특히 과잉생산 조사 대상에는 반도체·배터리·자동차·철강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 포함돼 있어 우리 정부의 통상 역량을 총동원한 협상력이 필수적이다.

 

관련 관세율이 2.5%를 초과하면 최종 관세율이 합의선인 15%를 넘어설 수 있다. USTR은 지난 5월 관련 공청회를 진행했으나 구체적인 과잉생산 관세의 부과 방식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이 공청회에는 우리 정부 관계자도 참석해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을 주장하면서 ‘보복성’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최근 구글에 대해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며 8억9000만유로(약 1조5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데 대한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한국에서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과 관련해 무역법 301조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쿠팡 지분을 보유한 미 투자사들은 지난 3월 USTR에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적으로 대우한다며 무역법 301조 조사를 청원했다가 지난 3월 철회하기도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프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메이프라워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우리 정부는 15% 합의안 유지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한·미 무역합의에 따라 총 관세율이 15%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관세 합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는 만큼,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공급과잉 301조’ 등을 포함해 최종적으로 양국 간 합의한 15%가 지켜질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강제노동 관세와 달리 과잉생산 관세는 협상의 여지가 남아 있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윤식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1기 당시에도 무역법 301조 조사가 관세 집행 유예 및 모니터링 전환으로 결론이 난 사례가 많았다”며 “과잉생산 조사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적극적인 협상을 거친다면 관세 유예를 끌어낼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