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 질환자 등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자체들과 산업 현장은 폭염 대응을 강화하고 나섰다.
26일 경남도에 따르면 사천시에 거주하는 A(93)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쯤 집을 나간 뒤 귀가하지 않았다. A씨 가족들이 같은 날 오후 9시쯤 인근 논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씨는 25일 오후 11시21분 사망했는데 열사병과 다발성 장기부전이 사망 원인이라고 도는 설명했다.
25일 오후 3시15분쯤엔 전남광주 해남군 황산면의 한 밭길에서 태국 국적 30대 A씨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당시 해남 지역은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A씨는 땡볕 아래서 밭일을 하던 중 어지럼증을 호소한 뒤 휴식을 위해 집으로 향하다 쓰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지난 22일 경남 고성군 하일면 한 비닐하우스에서도 97세 여성이 쓰러진 채 발견돼 결국 숨졌다. 경남도는 이 여성이 온열 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15일부터 이달 26일 0시까지 전국적으로 온열 질환자가 1301명 발생해 이 중 6명이 사망했다.
가축 피해도 심각하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따르면 올 들어 25일까지 돼지, 가금류 등 가축 25만5876마리가 폐사했다. 경북 포항에서 소를 키우는 서상욱 포항축산농협조합장은 “무더위가 지속되면 소들이 덜 먹는 게 문제”라며 “소들이 축사 옆 나무 그늘 아래 모여 더위를 피하고 있고 환풍기도 틀어주는데, 최근엔 고압 분무기로 지붕에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부산 해수욕장엔 시민들 발길이 이어졌다. 전날엔 해운대·광안리·송정 등 부산의 주요 해수욕장에 하루에만 36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운집했다. 제주와 강원 동해안의 해수욕장에도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반면 폭염중대경보가 발령된 포항은 해수욕장 대신 대형 카페 등에 시민들이 몰렸다. 폭염중대경보는 이틀간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태인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인 상황이 하루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내려진다.
경남 양산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총력 대응 중이다. 경기도는 24일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비상 대응반을 편성하고 도 본청 및 시·군 인력 320여명을 투입했다.
제주도도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를 가동해 피해 예방을 위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도는 재난 도우미 8589명을 투입해 독거노인 등 폭염 취약계층 15만6600여명의 안부를 폭염특보 발효 기간 매일 한 차례 이상 확인한다.
공장이 밀집한 울산 산업 현장에선 휴식 시간을 늘리고 얼음 조끼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야외 작업이 많은 HD현대중공업은 이달부터 근로자들 휴식 시간을 10분에서 20분으로 늘렸다. 석유화학 업체인 SK울산CLX는 매일 오후 3시면 근로자들 체온을 측정하고 매 시간당 10분씩 휴식 시간을 준다.
재난 당국은 더운 시간대 야외 활동 자제, 야외 활동 시 신체 노출 최소화, 충분한 수분 섭취 등 폭염 행동 요령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