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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이어진 스페인 관광 반대 시위…분노의 뿌리는 치솟는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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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대표적 휴양지 마요르카섬에서 3년째 대규모 관광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겉으로는 관광객을 줄이라는 요구지만, 배경에는 치솟는 집값과 임대료가 자리하고 있다. 관광용 단기임대와 외지인의 주택 매입이 늘면서 정작 현지 주민들은 살 집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현지시간) 엘파이스와 스페인 EFE통신, 독일 dpa통신 등에 따르면 마요르카섬의 중심도시 팔마에서 이날 대량관광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스페인 경찰은 참가자를 약 2만5000명으로 집계했고, 주최 측은 7만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추산으로도 최근 3년간 마요르카에서 열린 관광 반대 집회 가운데 최대 규모다.

 

시위대는 ‘마요르카는 팔지 않는다’, ‘우리는 테마파크가 아니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팔마 도심을 행진했다. 지역 농민들도 트랙터를 몰고 시위에 참여했다.

 

이들이 문제 삼는 것은 관광 자체보다는 관광산업이 섬의 주택과 토지를 잠식하는 현상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한 단기임대가 일반 장기임대보다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집주인들이 주택을 관광숙박시설로 전환했고, 북유럽을 비롯한 외국인들의 별장용 주택 매입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관광업 종사자를 포함한 현지 주민들이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할 수 있는 주택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집값과 임대료가 오르는 동안 관광산업에서 일하는 주민들의 임금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도심이나 해안 지역에서 밀려나는 주민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마요르카·메노르카·이비사·포르멘테라를 포함한 발레아레스 제도의 인구는 약 120만명이지만, 지난해 이 지역을 찾은 관광객은 역대 최대인 1890만명에 달했다. 주민 수의 15배가 넘는 관광객이 한 해 동안 몰린 셈이다.

 

이번 집회를 주도한 시민연대 ‘관광은 줄이고 삶은 늘리자’는 관광용 숙박시설 허가 총량 축소와 불법 관광임대 단속, 항공편과 크루즈선 감축 등을 요구했다. 관광세를 공공주택 건설과 환경보호에 투입하고, 섬으로 들어오는 관광객 차량 수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 대변인 다니 코마스는 “마요르카가 이미 모든 한계를 넘어섰다”며 관광객 수를 실질적으로 줄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최 측은 이번 시위가 관광객 개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주민의 주거권과 생활 기반을 훼손하는 관광 정책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레아레스 지방정부는 관광용 주택 규제와 차량 반입 제한, 팔마항의 대형 크루즈선 입항 조절 등의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관광객과 관광숙박시설의 총량을 줄이지 않는 한 주거난과 교통 혼잡,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고 있다.

 

집회에 참가한 다니엘 카마르고(23)는 엘파이스에 “집을 구하는 일이 비상사태가 됐고 생활비도 계속 오르고 있다”며 “마요르카의 젊은이들은 더 높은 구매력을 가진 북유럽인들과 주택을 놓고 경쟁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