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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만난 이정은·박소담 "이건 특별한 행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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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촬영할 땐 (박소담을) 볼 때마다 얼굴 한 대 패주고 싶을 만큼 액션에 들어가면 감정이 온몸에 느껴졌다. 그런데 다른 역으로 만나보니 그랬던 기억이 싹 사라진다. 작품을 같이 다시 하고 싶었는데 여기서 정을 나누는 딸로 만나 특별한 행운을 가진 것 같다."

 

배우 이정은은 27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영화 '경주기행' 제작보고회에서 박소담과 두 번째 호흡을 맞춘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두 사람은 영화 '기생충'에서 적대 관계로 호흡을 맞춘 적 있다.

영화 '경주기행' 포스터
영화 '경주기행' 포스터

이정은은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함께 연기한 공효진과 재회한 것에 대해서도 "한 작품에서 진하게 만나면 다음 작품에서 또 만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우린 전생에 깊은 인연이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가족 복수극 '경주기행'은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난 막내딸 '경주'가 돌아오지 않자 8년 간 기다림 끝에 엄마와 세 딸이 경주로 직접 떠나 의문의 존재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정은이 엄마 '옥실'을 맡았고, 공효진이 장녀 '장주'를, 박소담이 둘째 딸 '영주'를, 막내딸 '동주'를 이연이 연기했다.

 

이정은은 옥실을 8년 동안 경주가 죽었던 그날 기억에 묶여있는 엄마라고 소개했다. 그는 옥실의 헤어스타일과 이미지에 대해 가수 이상순을 닮았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감옥에서 마치 오래 묶여있던 인물과 (외관이) 비슷하다. 시간에 갇힌 인물을 표현하다 보니 헤어 메이크업도 그런 식으로 꾸며졌다. 누군가는 가수 이상순씨 같다고 하더라. 난 그 말에 공감한다"며 "꼭 시사회 때 오시면 좋겠다. 초청하고 싶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효진은 이 작품에 출연하는 이정은·박소담·이연이 초대된 단체 카톡방을 언급했다.

 

공효진은 "서로 몇 시에 잤다가 일어난 지도 안다. 사실 우리 영화에 '초대손님'도 역할을 맡은 배우도 있는데 대화의 결이 맞지 않아서 우리끼리 채팅방을 다시 팠다"며 "근데 그분이 그걸 알아채고 '나 빼고 다른 방을 판거냐'고 묻더라(웃음). 우리 네 명은 모녀의 설정으로 만나서 이상한 유대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소담은 이번 작품으로 '기생충'에서 만난 이정은으로부터 건강 회복 후 요양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박소담은 "'기생충'에서 언니랑 찍었던 장면 생각해 보면 '자리 좀 비켜줘요'라는 대사를 딱 한 마디 내뱉고 그를 내쫓는다. 그런 (적대적인) 관계 속에서 연기하며 마음이 많이 통했다. 제가 아픈 뒤 요양할 때 언니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는 "새벽에도 저희 집 앞으로 찾아와 제 얘기도 들어줬다. 그러고 나서 이 작품에서 엄마와 딸로 만나니까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좋았다"고 했다. 이어 "사실 극중에서 영주와 엄마가 가장 많은 대립을 하게 되지만 대립을 할 수 있는 것도 그 안에 사랑이 너무 많아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연은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 작품에서 동주 역은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한테 큰 성장을 줄 작품이라는 것을 확신했고 동주 역은 내가 제일 잘할 거라고 확신했다. 아주 한번 놀아보려고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이 작품의 각본·연출을 맡은 김미조 감독은 영화 '갈매기'로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성폭력 피해를 겪은 중년 여성이 존엄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호평 받았다.

 

김 감독은 '경주기행'을 통해 상실이라는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는가를 그린다. 그는 "상실 안에 남겨진 사람들이 어떻게 분열하는지, 그 동시에 어떻게 남아서 살아가는지를 담았다. 끝까지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고 그 모습을 내가 보고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엄마와 네 모녀의 이야기는 개인적인 가족사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제가 딸만 넷 있는 집의 막내딸이다. 그 여느 다른 가족 구성원보다 제가 너무 잘 아는 가족의 형태가 엄마와 네 모녀의 이야기였다"고 했다. 또 "모녀 관계는 상대를 자기 자신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엄마는 딸의 수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제가 받은 인상을 '경주기행' 안에 녹여내고 싶었다"고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