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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아파트 방화 사건’…피해자 3명 ‘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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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의식 있지만 진술 못 해
피해자 부검 하루 미뤄 28일 실시
지난 24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경찰이 화재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24일 오전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앞에서 경찰이 화재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북 ‘경산 아파트 방화 사건’의 피의자가 의식은 있지만 진술할 수 없는 상태로 확인돼 경찰 대면조사가 미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사건의 피해자 3명이 현재 위독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 “의식 있지만 의사소통 어려워”…대면조사·체포영장 집행 대기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신 화상으로 병원에서 치료 받고 있는 피의자 류모(71)씨는 현재 의식은 있으나 의사소통이 어려워 대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은 조사를 받아도 치료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건강이 회복돼야 체포영장 집행과 대면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류씨는 현재 대구의 한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면조사 일정은 병원 측과 협의해야 한다”며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 부검 하루 연기…피해자 3명은 여전히 위독

 

숨진 50대 여성 입주민에 대한 부검은 이날 실시될 예정이었으나 하루 미뤄져 28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 여성은 사건 전날 폐쇄회로(CC)TV 화면 대부분이 꺼진 사실을 확인한 뒤 이튿날 관리사무소를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또 사망자를 제외한 피해자 3명이 위독한 상태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체적인 피해자 상태는 병원 측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 참고인 조사에 포렌식·블랙박스 분석 병행

 

경찰은 피해자와 경비원, 입주민, 관리사무소 직원 등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이어가며 사건 당시 상황과 류씨의 범행 전후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류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과 압수물 분석도 진행 중이다. 다만 휴대전화 일부가 불에 타 분석 결과를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지난 24일 류씨의 주거지와 차량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휴대전화 등 증거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또 주변 차량 블랙박스 영상도 확보해 류씨의 범행 직전 동선과 인화성 물질의 출처 등을 확인하고 있다.

 

◆ 전날 꺼진 CCTV 13대…“확인된 내용 없다”

 

사건 전날 아파트 CCTV 13대가 꺼졌다는 내용도 조사 대상이다. 정상 작동하던 CCTV 14대 가운데 관리사무소 내부를 비추는 1대를 제외한 13대의 화면이 꺼졌다고 한다.

 

사고 전날인 22일 오후 3시쯤 아파트 출입문 유리가 깨졌다는 민원을 확인하러 직원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CCTV가 꺼졌다는 내용은 현재까지 주민 진술을 통해 제기된 단계다. 관리사무소 모니터 화면만 꺼진 것인지, 녹화장치의 작동까지 완전히 멈춘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CCTV 저장장치에 대한 포렌식과 증거물 분석 등을 거쳐 실제 작동 여부와 영상 복구 가능성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CCTV가 꺼진 시점과 경위, 류씨의 관련성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관련해서는 명확하게 확인된 내용이 없어 확답하기 어렵다”면서 “참고인 진술과 증거물 등을 토대로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모니터만 꺼진 것인지 녹화까지 멈춘 것인지에 따라 계획범죄 판단의 무게추가 달라진다. 녹화가 유지됐다면 영상 복구로 범행 직전 동선이 드러나지만, 저장장치까지 멈췄다면 사전 준비 정황을 물증으로 세우기는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 관리비 감사서 드러난 미비…갈등이 방아쇠 됐나

 

경찰은 아파트 관리비 공개와 운영 절차 등을 둘러싼 장기간의 갈등이 범행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피고 있다.

 

해당 아파트에서는 주민 요청으로 실시된 감사에서 관리비 공개액 불일치와 폐지 판매 수익 미공개 등 관리상 미비가 확인됐다. 다만 감사 결과나 주민 간 갈등이 직접적인 범행 동기로 작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아파트에서는 공사비와 관리비 집행 내역 등을 놓고 관리 주체와 일부 입주민 사이의 갈등이 6년가량 이어져 온 것으로 파악됐다. 

 

류씨는 범행 전 8개월 동안 관리사무소와 소란을 빚어 세 차례 경찰에 신고됐고, 최근 주민대표 선거에서 감사위원직에 출마했다 낙선한 뒤 선거함을 부수는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당일 관리사무실에서는 이와 관련한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 ‘경산 아파트 방화 사건’ 전말

 

류씨는 지난 23일 오전 8시29분쯤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불을 질러 50대 여성 입주민 1명을 숨지게 하고 자신을 포함한 7명을 다치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를 받고 있다.

 

인화성 물질을 들고 관리사무실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 류씨는 화재 직후 현장을 빠져나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가 흉기를 들고 다시 밖으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류씨는 “다 내가 죽인다”고 소리를 지르며 아파트 단지 안을 배회하다 출동한 경찰과 마주쳤다. 경찰이 테이저건을 겨누며 흉기를 버리라고 하자 류씨는 바닥에 드러누웠고, 그 자리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포렌식·현장 감식 자료를 종합해 범행 동기와 계획범죄 여부를 규명한 뒤, 류씨의 건강 상태가 회복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