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저소득층의 부담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와 한부모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평균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파리지역연구소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파리를 포함한 일드프랑스 지역의 중위 임대료는 1984년부터 2020년까지 가구가 완비된 주택은 3.9배, 가구가 없는 주택은 3.8배 상승했다.
가구 완비 주택의 평균 임대료는 ㎡당 6.5유로에서 25유로로 뛰었고, 가구 없는 주택은 4.8유로에서 18.1유로로 올랐다. 사회주택 역시 같은 기간 ㎡당 1.9유로에서 7유로로 약 3.6배 상승해 민간 임대시장과 비슷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 소득 증가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가구가 완비된 주택 거주자의 소득은 약 두 배, 가구 없는 주택 거주자는 약 2.3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임대료 상승 속도가 소득 증가를 크게 웃돌면서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은 꾸준히 확대됐다.
2020년 기준 소득 대비 임대료 비중인 주거비 부담률은 가구 없는 임대주택이 24.8%, 가구 완비 주택은 28.2%를 기록했다. 특히 소득 하위 25% 가구는 월소득의 48.5%를 임대료로 지출한 반면, 상위 25% 가구의 부담률은 20% 미만으로 나타나 계층 간 격차도 뚜렷했다.
파리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2022년 기준 파리의 중위 주거비 부담률은 34%였으며, 1인 가구는 남성 38%, 여성 42%로 평균보다 높았다. 한부모 가구의 부담률도 39%에 달했다.
지난해 파리의 평균 임대료는 ㎡당 27.3유로로, 파리를 제외한 수도권 평균인 18.3유로보다 9유로가량 높았다.
연구소는 “일드프랑스 지역의 임대료는 많은 세입자에게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되고 있다”며 “지역 경제의 지속적인 활력을 위해서도 가구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임차가구 주거비 부담은 프랑스보다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RIR)은 15.8%, 수도권은 18.4%였다. 다만 한국은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해 산정하는 방식인 반면, 프랑스는 순수 월세 중심 시장인 만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