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정책의 문제가 고스란히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이재명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등 삼중규제를 씌운 성남시에서 노후도시 주민들은 재산상 문제를 겪는데, 대통령은 국민이 생각하기 어려운 근저당이란 ‘기묘한 방법’으로 집을 팔았다는 겁니다.”
지난 22일 집무실에서 마주한 4선 국회의원 출신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은 정부의 규제 일변도 부동산정책에 날 선 비판부터 늘어놓았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1차 재건축 선도지구로 지정된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자택을 선등기·후잔금이라는 방식으로 매매한 사실과 엮어 지적한 것이다.
신 시장은 “27일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가 예정된 해당 단지의 아파트는 (부부 공동명의로 바뀐 이후) 8년밖에 안 돼 고시 이후 조합원 자격을 넘기면 현금청산 대상인 이른바 ‘물딱지’가 될 수 있다”며 “국민의 문제를 어떻게 풀지 고민해야 하는 대통령이 일종의 이중잣대를 들이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8년이면 어떻고 10년이면 어떤가, 국민들은 다양한 사정으로 급하게 집을 팔아야 할 때도 있는데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에 묶인 성남시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이 대통령 소유 아파트는 최근 29억원에 매각돼 등기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17억7000만원 규모 근저당권 설정을 두고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신 시장의 설명처럼 투기과열지구에 속하는 재건축 단지의 아파트는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조합 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자격 양도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李대통령 거래는 기묘한 방법…성남시민 ‘삼중규제’ 시달려”
다만, 양도인이 △1가구 1주택자 △5년 이상 거주 △10년 이상 소유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거나 불가피한 상속 등의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분양권이 없는 물딱지가 되는 것이다.
해당 아파트는 이 대통령이 1998년 매입해 28년간 보유했으나, 2018년 1월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바뀌면서 보유기간 10년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였다. 성남시는 이 아파트가 있는 양지마을을 대상으로 예정대로 27일 오전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냈다.
일각에선 공동매수인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것도 문제삼는 분위기다. 통상 금융기관이 설정하는 근저당을 매수자에게 허용해 ‘사인 간 대출’을 일으킨 셈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대출 규제 이후 수도권 주택은 매매가격에 따라 25억 초과면 2억원까지만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아파트를 매수하려면 27억원 이상 현금을 가졌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방식의 사인 간 대출은 서울 강남권과 일부 분당신도시 지역에서 흔치 않게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야당 등 정치권에선 집값 폭등과 전·월세 대란을 불러온 대출 규제 완화를 주장하며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한 반면, 청와대는 “매수인 사정을 배려한 등기 이전으로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매매가 시세보다 낮게 이뤄진 데다 매각 의무가 없는 1주택까지 팔아 부동산 정상화 의지를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공공기여금 과다 논란’ 정비용적률 기준 재검토…“주민 부담 최소화”
반면 신 시장은 “일반적이지 않은 아주 특이한 방법으로 거래가 이뤄졌는데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 이후에는 집을 매입하려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바로 부동산 자금 정책의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민생에 미치는 영향과 재건축지역 주민이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이를 해결하려는 고민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시장은 정부를 향해 일률적 재건축 물량 제한 폐지를 지속 건의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 2차 특별정비구역 접수 결과 50개 구역(6만6037호)이 몰릴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며 “이주 대책, 학교 신설, 교통 인프라 확충안을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동시에 마련해 국토교통부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기반시설 확충에 10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자하고, 세입자 보호와 이주비 지원을 위한 2조원대 기금도 정교하게 운용할 방침이다.
신 시장은 최근 분당 재건축 과정에서 제기된 약 9800억원 규모의 공공기여금 과다 산정 논란에 대해선 “국토부 가이드라인 해석의 모호함에서 비롯된 현장의 혼선을 시가 먼저 파악해 정비용적률 산정 기준 재검토를 발표했다”며 “법령상 최저 공공기여율을 적용하고 용역을 통해 주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결코 시가 뒤늦게 문제를 알게 된 건 아니다. 공공기여와 분담금 산정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남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상가·아파트 등 선도지구 갈등 조정…다툼은 필연”
2차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둘러싼 과열 양상과 관련해선 “동의율 다툼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제출한 계획의 완성도로 평가하는 ‘주민제안 방식’으로 전환한 만큼 편법과 불법 행위를 엄정히 걸러내겠다”고 밝혔다.
1차 선도지구 일부 지역에서 상가와 아파트 등의 갈등이 고조되며 소송을 앞둔 상황을 두고도 ‘갈등조정관’ 등을 활용해 적극행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평가보상 등의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달리는 재건축 주체들 간에 갈등이 고조되면 필연적으로 선도지구 사업 추진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성남의 미래 먹거리로는 ‘다이아몬드형 첨단산업벨트’를 제시했다. 분당·판교에 집중된 첨단 산업의 온기를 수정·중원구 등 원도심으로 확장하는 ‘균형 발전’을 도정의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상대원 하이테크밸리를 ‘제조공정 혁신형 인공지능(AI) 클러스터’로 판교와 연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시민 생활과 직결된 복지 및 의료 체계 개편도 약속했다. 보건복지부 승인이 불발돼 대학병원 위탁운영이 지연된 성남시의료원에 대해선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진 10여명의 진료를 시작으로 중증·전문 분야 협력을 확대해 대학병원급 의료 역량을 안정적으로 이식하겠다”고 말했다.
◆대장동 부당이득 환수 소송 완수…“시민 혈세 온전히 보전”
유엔(UN) 등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모빌리티 정책에 대한 자부심도 내비쳤다. 신 시장은 “최근 뉴욕에서 열린 유엔 고위급 정치포럼에서 성남의 인간 중심 모빌리티 비전을 발표해 큰 호응을 얻었다”며 “내년 3월 '제17차 아시아 고위급 지속가능교통 포럼'을 지자체 최초로 성남시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유엔본부 방문 과정에서 젊은 성남시민 두 명을 만났던 일화도 끄집어냈다. 그는 “유엔본부에 근무하는 UC버클리 출신 직원과 미국 워싱턴DC의 철도국 직원이 모두 예전 성남시민이었다는 얘기를 듣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며 “성남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꼈다”고 전했다.
여소야대로 재편된 시의회와의 협치에 대해선 ‘선(先) 소통’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신 시장은 “여야를 떠나 시민의 이익이 최우선 기준”이라며 “주요 정책 추진 전 사전에 성실하게 설명하고 의회 의견을 수렴해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장동 개발 비리 등 과거 의혹에 대한 사법 대응 의지를 분명히 했다. 신 시장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사해행위 취소 소송 등 본안 소송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시민의 혈세를 온전히 보전받고 사회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