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장마 끝나자 '극한 더위'와의 전쟁…사람도 가축도 쓰러졌다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폭염 절정에 온열질환·가축 폐사 속출…정부 폭염재난경보 '심각' 격상
농촌도 도시도 일상이 멈췄다…전국 덮친 역대급 폭염
폭염중대경보 속 38도↑ 찜통더위… 쉼터·생수·살수차 동원, 지자체 대책 비상

장마가 사실상 끝난 27일 폭염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전국 곳곳이 '폭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최고 체감온도 38도를 넘는 지역이 잇따르며 온열질환자와 가축 폐사가 속출하고 농작물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날 전국 최고 기온인 39.3도를 기록한 경남 밀양시 상동면 한 딸기 농가에서 27일 한 농민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밀양시 내이동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고, 밀양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연합뉴스
전날 전국 최고 기온인 39.3도를 기록한 경남 밀양시 상동면 한 딸기 농가에서 27일 한 농민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밀양시 내이동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고, 밀양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연합뉴스

정부는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는 등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경남 창원과 진주, 김해, 양산 등지와 경북 포항, 경산, 경주 남부 등 영남지역 곳곳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이들 지역은 최고 체감온도가 38도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람과 가축, 농작물 모두가 폭염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급기야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3시부로 폭염 재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높였다.

◇ 폭염에 농촌도 도심도 '멈춤'…온열질환 속출

전남 해남에서는 지난 25일 오후 3시 15분께 태국 국적 30대 노동자가 밭일을 하던 중 쓰러져 숨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5일까지 전남광주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110명이다.

경남도의 경우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집계된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112명에 이른다.

충남에서도 27일 오전 열탈진 환자 4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올해 도내 누적 온열질환자는 84명으로 늘었다.

27일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4회 유엔남구 물놀이축제'를 찾은 어린이들이 시원한 물벼락을 맞으며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부산 남구 용호별빛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제4회 유엔남구 물놀이축제'를 찾은 어린이들이 시원한 물벼락을 맞으며 한여름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유형별로는 열탈진 52명, 열경련 19명, 열사병 7명, 열실신 6명이다.

대구에서는 지난 5월 올해 첫 온열질환 환자가 발생한 뒤 지난 26일까지 모두 45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다 보니 대낮에는 도심은 물론 농촌 들녘, 심지어 해수욕장에도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고 상대적으로 그늘이 많이 드리워진 계곡 등에만 피서객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대부분 집안 등 실내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하루 종일 켠 채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에어컨이 없거나 전기요금 부담을 크게 느끼는 취약 계층은 아침 일찍부터 집을 나서고 있다.

이들은 도심 공원의 나무 그늘을 찾거나 가까운 은행 점포, 쇼핑몰 등 냉방이 잘 되는 곳에서 낮 시간을 보내다 저녁에 귀가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집단시설에서는 특히 무더위로 인한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는 일이 적지 않다.

전북지역 한 자활시설 입소자 A씨는 "아무래도 더운 날 여러 명이 어깨를 부딪치며 한방을 쓰다 보면 쉽게 다투게 된다"며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서로 비위를 맞추며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고 한숨지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폭염 대처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폭염 대처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폭염에 닭·돼지 폐사 급증…축산농가 초비상

경남도에서는 지난 24일 기준으로 돼지 2천469마리, 가금류 8천130마리 등 총 1만599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전남광주에서는 지난 24일 기준 지역 101개 농가에서 1만6천378마리(닭 1만2천283마리·오리 2천360마리·돼지 1천735마리)가 폐사해 2억7천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났다.

충남에서도 전날까지 총 138개 농가에서 가축 2만3천781마리가 폐사했다.

지역별로는 부여가 9천15마리로 가장 많았고, 논산 3천291마리, 홍성 2천907마리, 천안 2천788마리, 예산 2천622마리 등이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전날 기준 돼지 1천546마리, 닭 5만2천775마리, 오리 5천966마리 등 총 6만287마리가 폭염 관련 피해로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북도에서는 지난 25일 하루에만 닭 1천229마리, 돼지 33마리가 폭염에 폐사하면서 누적 피해는 닭 2만334마리, 오리 432마리, 돼지 488마리 등 총 2만1천254마리에 이른다.

닭과 오리는 밀집 사육되는 탓에, 돼지는 상대적으로 체온조절 능력이 떨어져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는 게 축산당국의 설명이다.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밀양아리랑시장 주변에서 물안개 분사 장치(쿨링포그)가 작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경남 밀양시 밀양아리랑시장 주변에서 물안개 분사 장치(쿨링포그)가 작동되고 있다. 연합뉴스

◇ 쉼터·생수·살수차…지자체, 폭염 대응 안간힘

인천시는 대부분 고령층인 쪽방 주민들이 폭염 상황에서 수분을 보충할 수 있게 500㎖ 생수 2천340병을 순차적으로 전달했다.

또 기초자치단체·쪽방 상담소와 함께 쪽방 주민들을 대상으로 순회 방문, 무료 의료검진, 냉방 용품 지원, 무더위쉼터 운영 등을 추진 중이다.

충남도와 시군은 공무원 81명을 비상근무에 투입한 가운데 안전 파트너 3천875명을 통해 독거노인과 농업인 등 취약계층 1만1천562명의 안부와 냉방시설 가동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우체국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집배원들이 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예비비를 추가해 가축 폐사 예방을 위한 폭염 스트레스 완화제를 보급하고 있다.

울산시는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한편 무더위쉼터 1천252곳, 그늘막 656개를 설치해 운영하고 주요 도로 431.2km 구간에 살수차 18대를 투입해 지열 낮추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