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7일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선거소청 구두변론에 직접 참석해 이번 지방선거가 무효라며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 심사에 착수했지만, 수사 대상과 특검 규모 등을 놓고 적잖은 견해차를 드러냈다. 특검 추천 방식에는 합의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선거관리 부실과 관계 기관의 책임 규명에,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에 무게를 두고 있어 특검법 처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장 대표는 이날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에서 열린 서울·경기·인천 지역 선거소청 구두변론에 나섰다.
장 대표는 변론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의 문제에 대해 선관위는 그 어떤 명확한 입장도 내놓지 못했다”며 “구두변론 과정을 국민들이 직접 봤다면 더 크게 분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장 대표는 변론 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자료와 증거를 갖고 있는 선관위가 말끔히 해명하지 못한다면 이번 지선은 총체적 부정선거”라며 “이 정도 사실관계이면 선관위는 지금 당장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선관위는 해체 수준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재선거를 실시하는 것만이 대한민국의 선거 시스템을 망가뜨린 선관위가 국민께 할 수 있는 마지막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선거소청 절차가 본격화한 가운데 국회도 특검 도입을 위한 법안 심사에 들어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각각 당론으로 발의한 법안을 비롯해 민주당 백혜련 의원과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안까지 선관위 특검법 4건을 상정했다. 법안들은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로 회부돼 주요 내용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다.
이들 법안은 모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을 골자로 하지만 수사 대상과 범위, 특검 규모와 수사 기간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한병도 의원이 대표 발의한 민주당 안은 선거관리 부실 규명에, 유상범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의힘 안은 ‘쌍둥이 득표’ 의혹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부정선거 의혹 규명에 각각 방점을 찍었다. 특검 규모와 수사 기간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은 최대 155명 규모에 수사 기간 30일, 1회 연장을 제안한 반면 국민의힘은 최대 250명 규모에 30일씩 2회 연장을 제안했다. 다만 여야가 지난 21일 특검 후보를 국민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하기로 합의한 만큼 추천 방식은 양당 합의안에 맞춰 조정될 전망이다.
한편 중앙선관위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총선 당시 제기된 투표율 전산 조작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청구를 충분한 심사 없이 각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이 제출받은 중앙선관위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 심의 내역과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수와 투표율을 전산 조작했다’며 시민 348명이 제기한 국민감사청구를 2024년 6월 감사원으로부터 이송받았다. 그러나 같은 해 8월 국민감사청구심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서면심사만 거쳐 청구를 각하했다.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였다.
선관위 내부에서는 선거관리체계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제출받은 선관위 노조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138명 가운데 88.5%(1007명)가 투표 업무를 행정안전부로 이관하는 데 찬성했다. 사전투표제에 대해서는 ‘전면 폐지’가 41.4%(474명)로 가장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