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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 만들던 회사가 로봇을?”…형지, 60조 ‘입는 로봇’ 시장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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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과 패션 사업을 주력으로 해온 형지엘리트가 ‘입는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옷을 만들며 쌓은 착용감과 인체공학 설계 노하우에 중국 로봇 기술을 결합해 고령층의 걷기와 일상생활을 돕는 제품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형지로보틱스 제공
형지로보틱스 제공    

28일 업계에 따르면 형지엘리트의 로봇 신사업 자회사 형지로보틱스는 중국 상하이중솨이로봇유한공사와 기술 협력 및 국내 독점 사업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7일 중국 현지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최준호 형지엘리트 대표와 리위엔조우 중솨이로봇 동사장이 참석했다. 양사는 지난 1월 시니어 맞춤형 웨어러블 로봇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이번 계약을 통해 국내 유통과 판매 준비에 들어간다.

 

형지로보틱스는 중솨이로봇이 개발한 외골격 로봇의 국내 유통과 마케팅을 맡는다. 패션그룹형지가 보유한 대리점과 유통망을 활용해 초기 판매 기반을 구축하고, 고령층을 대상으로 착용법과 제품 사용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의료기기나 보행보조기기로 판매하려면 제품 용도와 기능에 따라 관련 허가·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형지로보틱스는 필요한 법적 절차를 마친 뒤 제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형지가 웨어러블 로봇을 새 먹거리로 선택한 배경에는 패션 사업과의 접점이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모터와 센서의 성능만큼 착용감이 중요하다. 허리와 골반, 허벅지 등 신체 여러 부위에 장시간 밀착되는 만큼 무게 배분과 사이즈 조절, 피부에 닿는 소재가 실제 사용성을 좌우한다.

 

형지로보틱스는 패션 사업에서 축적한 패턴 설계와 체형 분석, 봉제 기술을 로봇 착용부 개발에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로봇 기술을 처음부터 개발하기보다는 해외 기술기업과 손잡고 국내 유통망과 의류 설계 역량을 결합한 사업모델을 택한 셈이다.

 

국내 웨어러블 로봇 시장에는 이미 대기업과 전문기업이 잇따라 진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산업 현장에서 작업자의 어깨 부담을 줄여주는 ‘엑스블 숄더’를 공급하고 있다. 모터나 배터리 없이 기계적 구조로 힘을 보조하는 제품으로, 어깨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를 최대 60%, 어깨 근육인 삼각근 활성도를 최대 30% 줄이도록 설계됐다.

 

엑스블 숄더는 올해 3월 국내 착용 로봇 가운데 처음으로 관련 KS 인증을 받았다. 인탑스가 부품 가공부터 조립과 품질검사까지 생산 전 공정을 맡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라인뿐 아니라 항공·철도·농업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의료 재활 분야에서는 엔젤로보틱스가 ‘엔젤렉스 M20’을 판매하고 있다. 하지 불완전마비 환자의 보행 훈련을 돕는 3등급 의료기기로, 센서를 통해 착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부족한 다리 힘을 보조한다. 앉고 일어서기와 평지 보행, 계단 오르기 등 7가지 훈련 모드를 제공한다.

 

위로보틱스는 일상 보행을 돕는 ‘윔’ 시리즈를 앞세우고 있다. 허리와 허벅지에 착용하는 형태로 무게를 1.6㎏까지 줄여 재활기관뿐 아니라 산책과 등산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휴로틱스는 단단한 금속 프레임 대신 섬유와 케이블 등을 활용하는 ‘소프트 엑소슈트’를 개발하고 있다. 의료기관의 보행 재활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이동을 보조하는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이 고령자의 이동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최근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고령자 10명이 엉덩이 관절의 움직임을 돕는 소프트 로봇 슈트를 착용했을 때 1분 동안 의자에서 앉았다 일어서는 횟수가 평균 1.8회 늘었다.

 

걷는 데 필요한 대사 에너지 비용도 로봇을 착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13.6% 감소했다. 연구진은 무게가 가벼운 소프트 로봇이 독립적인 보행이 가능한 고령자의 일어서기와 걷기를 보조할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형지로보틱스는 원천기술을 직접 개발하기보다 중국 기업의 로봇 기술에 형지의 착용 설계 역량과 국내 유통망을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결국 시장 안착 여부는 법적 승인 이후 공개될 제품의 성능과 착용감, 가격 경쟁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