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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여고생 살인’ 장윤기…일부 증거 부인, 피해 유족 “사형 선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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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채원양 어머니 “가해자가 사회로 나온다면 우리에게 또 한 번의 사망선고”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는 모습. 사진=뉴스1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 없는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23)가 지난 5월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는 모습. 사진=뉴스1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고인 장윤기(23)가 공소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검찰이 제출한 일부 증거의 입증 취지는 부인하고 나섰다. 유가족 측은 성범죄와의 연관성을 끊어 사형을 피하려는 의도로 보고, 재판부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 유족 측 “성적 연관성 부인은 형량 낮추려는 의도”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27일 오전 10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살인 및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윤기의 3차 공판을 열었다.

 

고(故) 이채원 양 유가족의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문석 변호사는 이날 공판 직후 “장윤기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증거의 입증 취지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성적인 목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장윤기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라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와 성적인 연관성을 부인하는 것은 형량을 낮추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검찰이 제출한 자료는 장윤기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장윤기 개인 메모 등이다.

 

제출한 자료에는 장윤기가 고교 시절 지인과 나눈 소셜미디어(SNS) 대화 중 ‘청소년 여성을 차로 납치해 성범죄를 저지르고 싶다’는 취지의 내용도 담겼지만, 장윤기 측은 범행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장윤기 측 국선변호인은 검찰이 낸 증거 자체는 받아들이면서도 그 입증 취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 증인석 앉은 피해자 가족…이 양 어머니는 입장문 읽으며 오열

 

이날 공판에는 이 양의 부모와, 사건 당시 비명을 듣고 구조하려다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친 고모 군(17)이 증인석에 앉았다.

 

이 양의 어머니는 법정에서 입장문을 읽으며 내내 오열했다.

 

이 양 가족은 “부디 억울하게 떠난 아이의 넋을 기리고, 파괴된 저희 가족이 마지막 희망이라도 품을 수 있도록 가해자를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는 법정 최고형(사형)을 선고해 주시기를 간절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런 연관도 없는 가해자의 잔혹한 범죄로 인해 소중한 딸의 생명이 빼앗겼고, 저희 가족의 삶은 완전히 파탄 났다”며 “저희에게는 매일 아침 눈을 뜨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지옥”이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가해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숨을 쉬고 부모, 형제를 걱정하고 미래를 꿈꾸며 살아있지만 우리 채원이는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저희 부부가 딸을 볼 수 있는 방법과 이 고통의 끝은 오직 죽음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당장이라도 딸에게 가고 싶은 마음을 겨우 누르며 피눈물로 버티는 이유는 딱 하나”라며 “눈도 감지 못하고 떠난 딸에게 ‘엄마 아빠가 너의 억울함을 풀어줬다’고 말해주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이 양 어머니는 “죽은 제 딸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데, 살아있는 가해자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면 남겨진 저희에게 또 한 번의 사망선고를 내리는 것과 같다”며 “만약 가해자가 다시 사회로 돌아온다면, 이루지 못한 그 범죄를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저지를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떨칠 수 없다. 또 다른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 유가족 측 “양형기준 제4유형…감경 요소 하나도 없다”

 

유가족 측은 양형위원회가 마련한 양형기준에 비춰 장윤기의 범행에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대법원 양형기준상 제4유형(중대범죄 결합 살인)에 해당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기존 피해자를 상대로 한 스토킹과 강간 범행이 발각되자 흉기 등을 준비하고 추적을 차단하는 등 범행을 계획했다. 애초 살해 시도가 좌절되자 새로운 여성 표적을 물색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범죄를 목적으로 이 양을 표적으로 삼아 추적하고 매복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인명 경시 태도와 치밀한 계획성이 드러났다”며 “범행 이후에도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고 적용할 수 있는 어떠한 감경 요소도 없다”고 사형 선고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전말

 

장윤기는 지난 5월5일 오전 0시11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귀가하던 고교생 고 이채원(17) 양을 흉기로 살해했다. 그는 비명을 듣고 도우러 온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혔다.

 

장윤기는 범행 이틀 전인 5월3일 직장 동료였던 20대 베트남 여성의 집에 침입해 13시간 동안 감금하고 성폭행했다. 이 여성이 탈출해 신고하자 장윤기는 경찰의 경고 문자에도 30시간 동안 이 여성을 스토킹하며 찾아다녔다.

 

이후 장윤기는 범행 대상을 무고한 이 양으로 바꿔 흉기로 살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