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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회장 “레드카드 받고 출장,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

‘트럼프와 유착’ 의혹 부인… 발로건 옹호
“논란 여지 다분한 판정, 당연히 유예해야”
일각의 사퇴 요구엔 “최고의 쇼”라며 일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부적절한 유착 논란에 휘말린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잔니 인판티노 회장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자신에게 제기된 사퇴 요구도 일축했다.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 축구계에선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와 지나치게 유착하며 국제 스포츠 단체로서 피파의 정치적 중립성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SNS 캡처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 축구계에선 인판티노 회장이 트럼프와 지나치게 유착하며 국제 스포츠 단체로서 피파의 정치적 중립성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SNS 캡처

27일(현지시간) ‘유로뉴스’에 따르면 인판티노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종료 후 1주일이 지난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월드컵을 평가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이 공동으로 주최한 올해 월드컵은 역대 가장 많은 48개국이 출전해 조별 리그 후 36개국이 토너먼트 대결을 벌였다. 피파 랭킹 1∼4위인 스페인,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가 4강에 진출해 자웅(雌雄)을 겨룬 끝에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났다.

 

인판티노는 “(대회 기간) 폭력도, 사고도 없었고 100% 안전과 보안이 유지됐다”며 “오직 기쁨과 행복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계 각국에서 온 700만명의 관중이 경기를 관람했다고 덧붙였다. 피파가 대회를 편파적으로 운영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겨냥해 인판티노는 “펜과 종이, 화면 뒤에서 증오와 가짜 소문을 퍼뜨리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며 “피파는 최전선에서 열심히 일해 세계 최고의 쇼를 선보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불거진 최악의 논란은 공동 주최국 중 하나인 미국과 관련돼 있다. 조별 리그 D조에서 호주, 파라과이, 튀르키예와 만난 미국은 2승1패 승점 6점을 기록하고 조 1위로 32강에 올랐다. 그런데 지난 2일 동유럽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문제가 생겼다. 미국이 2-0으로 이긴 것까지는 좋았는데, 대표팀 에이스이자 골잡이 폴라린 발로건(25) 선수가 상대방 수비수 발목을 밟았다가 그만 레드카드를 받고 경기장에서 쫓겨난 것이다.

 

축구 시합에서 퇴장을 당한 선수는 그 다음 경기엔 나설 수 없다는 것이 일반인의 상식이다. 그런데 발로건은 7일 열린 미국 대 벨기에 16강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발로건의 선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피파가 발로건의 출장 정지 집행을 1년간 유예하며 그는 벨기에와의 경기에 전격 투입됐다. 물론 미국은 우승 후보 벨기에한테 1-4로 대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난 직후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앞줄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인 선수 로드리에게 월드컵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州)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스페인의 우승으로 끝난 직후 잔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앞줄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페인 선수 로드리에게 월드컵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판티노는 ‘반칙으로 퇴장을 당한 발로건의 그 다음 시합 출전을 허용한 것은 불공정한 조치’라는 비판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심판 판정이나 이상한 징계 결정의 유예는 전 세계 주요 리그에서 일상적이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발로건에게 레드카드를 내민 심판의 조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트럼프 주장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셈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등을 중심으로 사퇴 요구가 확산하고 있으나, 정작 인판티노는 “피파 증오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분들은 잠시 시간을 내 축구 경기나 감상하라”는 말로 이를 일축했다.

 

인판티노는 2025년 ‘피파 평화상’을 제정하고 초대 수상자로 트럼프를 선정했다. 피파는 트럼프가 중동 평화를 위해 만든 신생 국제기구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를 위한 기부금 750억달러(약 110조원) 모금을 약속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