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플랫폼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방송가의 인기 소재인 ‘서바이벌(생존 경쟁)’ 예능도 변화를 맞고 있다. 음악·요리 등 분야에서 실력자를 뽑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제품을 직접 제작·유통·판매하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제작도 늘고 있다.
28일 방송가에 따르면, 엠넷 ‘쇼미더머니’와 ‘프로듀스 101’ 등을 연출하며 서바이벌 예능의 흥행을 이끌어온 한동철 PD가 신규 예능 ‘태그 앤 픽(TAG&PICK)’을 제작한다. ‘태그 앤 픽’은 차세대 스타일 크리에이터 발굴과 K패션의 글로벌 시장 확장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K팝 스타들의 비주얼을 책임지는 스타일리스트부터 K드라마 의상 감독, 팬덤을 보유한 디자이너 브랜드 수장까지 총 77명의 패션 전문가가 출연한다. 이들은 패션 아이템을 직접 제작하고 유통하며 판매한다. 시청자들은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마음에 드는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태그’하고, 취향과 구매 의사에 따라 제품을 ‘픽’하게 된다.
ENA도 다음 달 2일 신규 예능 ‘엑스 더 리그(X THE LEAGUE)’(포스터)를 선보인다. 한국·미국·일본·중국·태국 등 총 9개국 8개 팀, 40명의 셀러가 참여하는 커머스 서바이벌 예능이다. 출연진은 우승 상금 50만달러(약 7억4000만원)를 걸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실제 물건을 판매한다. 한국 팀 대표로는 브랜드 전략가 노희영이 ‘오너’를 맡고, 배우 기은세가 ‘캡틴’으로 나선다. 미국 팀에는 넷플릭스 리얼리티 시리즈 ‘투 핫 투 핸들(Too Hot to Handle)’ 시즌1 출연자 프란체스카 파라고가, 싱가포르·말레이시아 팀에는 구독자 770만명을 보유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지안하오 탄이 참여한다. 진행은 갓세븐 뱀뱀과 소녀시대 티파니 영이 맡는다. 제작진은 “인플루언서들의 치열한 경쟁과 셀링 전략, 비하인드 스토리를 생생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방송사들이 단순히 실력자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방송을 통해 직접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은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추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실력자를 뽑는 단발식 콘텐츠였다면, 최근에는 제품을 제작·판매하면서 방송 이후에도 시청자와 꾸준히 연결되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며 “온라인 쇼핑이 일상화되면서 TV 방송에서 공개된 상품을 바로 판매할 수 있어 이런 콘텐츠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