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6개월째 접어들면서 충격이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각국의 주유소와 식료품점, 가정의 전기요금 고지서까지 번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브렌트유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보류하면서 배럴당 88.36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란 전쟁 직전인 지난 2월 말 배럴당 약 72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원유 가격 상승의 여파는 세계 각지의 장바구니에 미친다.
6월 말 기준 2025년 12월 대비 미국 노동통계국(BLS) 미국 가정용 식료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9% 상승했는데, 2022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일본도 데이코쿠데이터뱅크가 주요 식품 제조업체 19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격이 인상됐거나 인상 예정인 식음료품은 1만4902개에 이른다.
각국의 운송업자와 영세 사업자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는 경유 가격을 감당하지 못한 합승 차량 ‘지프니’ 운전기사가 운행을 멈췄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의 택시기사는 주유비가 치솟았지만 정부 규제로 운송 요금을 올리지 못해 수입이 줄었다고 AP통신에 토로했다.
고물가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각국 정부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28일 자민당 아소 다로 부총재 등과 만나 현행 8%인 식료품 소비세율을 내년 4월부터 한시적으로 1%로 낮추는 방안을 협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전했다. 영국에서는 앤디 버넘 총리가 취임 이틀째인 지난 21일 가정용 전기요금에 붙는 부가가치세를 10월부터 5%에서 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취임 이후 첫 추진과제로 고물가 대응책을 선택한 것이다.
지방정부도 나섰다.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시장은 농산물과 육류 등 기본 식재료를 시중 가격보다 30% 할인된 가격에 공급하는 시 소유 식료품점 5곳을 내년 개설하겠다고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