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형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대신 소형 비중을 줄이기로 하자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표하는 반응이 나온다. 공공임대 수요가 1∼2인 가구에 몰려 있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 등 주요 도심의 전월세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소형 임대주택이 절실한 청년과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의 주거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공공임대주택의 전용면적 60∼85㎡(24∼34평) 비중을 기존 20%에서 최대 40%까지 확대하는 ‘공공주택 업무처리지침’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전용 60㎡ 이하 소형 주택 비중은 기존 80%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축소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부동산 국민대토론회’에서 “국민주택 규모인 25∼30평의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을 역세권 중심으로 공급해 중산층도 장기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자녀 등과 안정적으로 지낼 수 있는 3인 이상 무주택 서민 가구를 위한 중형 주택 공급 확대도 필요하나 1∼2인 가구 증가세를 간과한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국가데이터처가 이날 발표한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인 가구는 1486만8000가구로 전체의 66.1%를 차지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1인 가구는 824만가구(36.6%), 2인 가구는 662만4000가구(29.5%)다.
공공임대에 거주하는 가구도 대부분 소규모 가구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23년 발표한 ‘공공임대주택 거주 실태조사’에 따르면 건설형 공공임대 거주 가구의 50.2%가 1인 가구였고, 1∼2인 가구를 합친 비중은 77.2%에 달했다. 매입임대와 전세임대에서도 1∼2인 가구 비중이 각각 69.7%, 62.6%로 나타났다. 실제 공공임대 거주 가구가 1∼2인 가구에 집중돼 있는데도 정부는 소형 주택 비중을 낮추고 중형 주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공급 기준을 바꾼 셈이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전용 85㎡ 공공임대 한 채를 지을 공간이면 청년을 위한 소형 주택 여러 채를 공급할 수 있다”며 “중형 주택 확대 자체보다 실제 수요와 인구 구조에 맞춰 공급 규모와 면적을 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최근 임대차 시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전용면적 33㎡ 이하 연립·다세대 원룸의 평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64만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강남구 평균 월세는 102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연속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같은 달 연립·다세대 원룸의 평균 전세보증금은 2억2197만원이었다. 도심을 중심으로 소형 주거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공급 기준 역시 실제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만큼 정보가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위축되지 않도록 수요별 공급 비중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최 소장은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20㎡를 부담 가능하게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며 “비수도권에는 넓은 면적을 공급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주거정책 전문가는 “결국 중요한 것은 실제 수요에 맞춰 공급 비율을 정하는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임대 조건 등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만큼 정책 효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