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옛 채석장 부지에 추진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기후·환경단체들은 연간 56만t의 온실가스를 내뿜는 LNG발전소의 기후변화·환경영향평가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동복리 LNG 발전소, 환경비용만 4323억원”
최근 정부가 반도체 산업단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전략산업을 지역에 유치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LNG발전소 확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과 관련해 재생에너지, 원전을 비롯해 ‘일부 화석연료 발전원’을 조화롭게 활용한다고 밝히면서다.
제주에도 조만간 150메가와트(MW) 규모의 신규 LNG발전소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동서발전은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환경자원순환센터 인근 옛 채석장 부지에 150MW규모의 LNG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초반에는 LNG를 연료로 사용하고, 이후 수소를 혼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허가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으며, 기후부 실시계획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문제는 탄소 배출이다.
LNG 발전은 채굴, 정제, 액화, 수송, 기회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를 80배 더 일으키는 메탄을 배출한다.
기후솔루션·제주환경운동연합·아크 등은 동복리에 지어질 LNG발전소가 2028년 가동을 시작하면 상당한 규모의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배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에 따르면 이 발전소가 가동 기간(2028~2057년) 동안 발생시킬 환경비용은 온실가스 3211억원, 질소산화물 938억원 등 총 4323억원이다.
반면 경제성 평가는 기준치를 밑돌았다. 통상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과 수익성지수(PI)가 1 이상이면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동복리 발전소는 각각 0.83과 0.98에 그쳤다.
◆“기후·환경영향평가 주체, 범위도 잘못”…공익감사 청구
기후·환경단체는 평가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30년에 걸쳐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발전사업임에도 기후변화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후솔루션 등은 “가장 큰 문제는 환경영향평가”라며 “이 사업은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른 전원개발사업이라 평가 항목을 기후부 장관이 결정해야 하는데 동서발전은 이를 제주도지사에게서 받았다”고 지적했다.
또 “평가 범위도 자의적으로 좁혔다. 환경영향평가법은 발전소가 영향을 미치는 지역의 범위를 과학적 분석 자료를 근거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런데 사업자는 사업지 근처에 습지보호지역인 곶자왈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평가 대상지역에서 뺐다”고 비판했다.
습지보호지역이 포함됐을 경우 전문가 등 외부 의견 수렴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지만 이마저도 생략됐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기후변화영향평가 범위 또한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기후·환경단체는 “온실가스 평가 범위를 발전소가 들어서는 사업지 안으로만 좁혀 잡았다. 그런데 온실가스의 영향은 발전소 담장 안에만 머물 리 없다”며 “실제 법원도 최근 판례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은 환경영향평가 범위보다 넓게 봐야 한다고 인정했다”고 했다.
기후솔루션·제주환경운동연합·아크 등은 28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서발전의 ‘제주청정에너지복합발전’ 사업에 대한 공익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