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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 ‘검은 화요일’…장중 6000선 붕괴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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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28일 또다시 ‘검은 화요일’을 맞았다. 인공지능(AI)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와 중국의 반도체 기술 추격 악재가 겹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코스피는 10% 넘게 하락하며 석 달 만에 장중 6000선이 붕괴했고, 코스닥 지수는 장중 700선이 무너지며 지난해 4월 수준으로 회귀했다.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수요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개인별 투자한도를 정하는 보완책을 검토한다. 금융투자업계에는 장 종료 직전에 몰리는 리밸런싱(자산 재조정) 시점을 분산하고 유동성 공급을 적정한 수준으로 해 달라고 요구했다.

 

코로나19로 연장됐던 어음 만기일이 도래하며 유동성 압박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6월 전국 어음 부도율(금액기준)이 반년 새 8배나 뛰었다. 고금리와 내수 침체 장기화로 매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6000선이 붕괴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코스피 지수가 장중 6000선이 붕괴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국내 증시 ‘검은 화요일’…장중 6000선 붕괴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32.09포인트(10.84%) 하락한 6023.66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355.48포인트(5.26%) 내린 6400.27로 개장해 낙폭을 키웠다. 급락세에 오전 9시6분쯤 매도사이드카가 발동한 데 이어, 10시13분 20분간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나왔다. 역대 14번째이자 올해 들어서만 8번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낮 12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697.45까지 하락했는데, 700선 아래로 밀린 것은 미국의 상호관세 파장이 이어지던 지난해 4월16일 이후 약 1년3개월 만이다. 낙폭은 일부 줄어 전장 대비 59.01포인트(7.72%) 내린 705.85로 마감했다.

 

전날 증시 급락세는 간밤 뉴욕 증시에서 불거진 반도체주 투자심리 위축의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이 반도체 제조용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ASML(-5.8%)과 엔비디아(-4.99%), 마이크론(-2.25%) 등이 동반 하락했다.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으로 기존 메모리 반도체 과점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금융위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금융위 금융위원회. 연합뉴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리밸런싱 시점’ 분산한다…총 투자비율 제한도 검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주요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대표, 금융투자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관한 대책을 논의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관련해 31일 조기 시행하는 기본예탁금 강화(현금 3000만원) 등 조치의 효과를 우선 점검한다면서도 “수요가 충분히 진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추가 조치도 미리 검토·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 조치’로 금융투자상품 총 투자금액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총량 관리 방안을 예시로 들었다.

 

현재 일회성인 사전 교육을 주기적인 재교육으로 바꾸는 방안도 제시됐다. 예컨대 1년 단위로 교육을 갱신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당국은 필요할 경우 모의거래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여기에 지수형 레버리지를 앞서 거래해 본 사람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매매할 수 있게 하는 ‘선행 투자경험요건’도 신설할 수 있다는 것이 당국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자산운용사들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시점을 장중으로 분산해달라고도 요청했다. ETF 리밸런싱 시간은 현재 업계 자율에 맡겨져 있다. 다만 하루 동안의 등락률을 기준으로 목표 배율을 맞추도록 설계돼 있어 장이 끝나기 직전 동시호가 시간에 거래가 몰리고 이로 인해 상품 변동성이 커졌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5만원권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어음부도율 반년새 8배 뛰었다…얼어붙은 중기·자영업자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 전국 어음 부도율(금액기준)은 0.32%로 지난해 5월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최고치를 찍었다. 증가세도 가팔라 5월(0.1%) 대비 3배, 지난해 12월(0.04%) 대비 8배 증가했다. 어음 부도율이 반년새 8배나 뛴 것이다.

 

어음 부도는 약속어음이나 환어음 등을 발행한 사업자가 만기일에 어음 금액을 지불하지 못해 결제 실패가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사업자가 지급 능력을 상실해 어음 부도를 반복하게 되면, 어음 거래 정지 처분을 받고 심하면 파산에 이를 수 있다. 지난해 5월 전국 어음 부도율이 0.4%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였고, 그 이전 최고치는 2015년 3월 0.41%였다.

 

어음 부도 금액으로 보면 상승세는 더 뚜렷해진다. 6월 어음 부도 장수는 1000장으로 평소와 비슷했지만 부도 금액은 7675억원으로 전월(2045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지난해 5월(7880억원)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일부 기술적 부도를 제외해도 어음 부도율 상승세가 나타난다. 차환 과정에서 만기일 불일치 등 이유로 일시적 부도 처리된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뺀 어음 부도율을 보면 5월 0.10%에서 6월 0.16%로 소폭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