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기간 경기 북부와 인천, 강원 접경지역을 방문한 뒤 고열과 오한이 반복된다면 단순 감기로 치부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국내 말라리아는 주로 5월부터 10월 사이 휴전선 인근 접경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올해 신고된 환자 가운데 20대 비율이 36.9%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해 해당 연령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20대 감염률 최고치 기록, 경기 인천 강원 접경지역 집중 발생
29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말라리아 주간 통계’에 따르면 올해 28주차까지 신고된 환자는 경기 83명, 인천 26명, 서울 19명, 강원 12명 순으로 나타났다.
역학조사를 통해 확인된 추정 감염지역은 경기 92명, 인천 26명, 강원 16명, 서울 7명 순이다.
이 가운데 서울 거주 환자 중 상당수는 접경지역을 방문해 감염된 이후 서울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령별 환자 분포를 보면 20대가 55명으로 전체의 36.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40대 27명, 30대 22명, 50대 16명, 60대 13명 순으로 집계됐다.
20대 환자 비중이 유독 높은 원인은 이 연령대가 접경지역 군 복무와 야외 훈련을 주로 소화하고 여름철 활발한 야외활동을 즐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모기지수 상승으로 전국 주의보 발령, 서울도 포함
질병관리청은 말라리아 매개모기 개체수가 급증하여 발령 기준을 충족하자 지난 6월 22일 전국 단위의 말라리아 주의보를 내렸다.
말라리아 주의보는 일일 평균 모기지수가 0.5 이상인 시군구가 3곳 이상 관찰될 때 발령된다.
감염 취약지인 접경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도심 자치구가 발령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점이 올해의 주요 특징이다.
질병관리청의 최근 5년간 모기 매개 감염병 감시 데이터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한반도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말라리아 매개모기인 얼룩날개모기류의 활동 반경이 북부 접경지역에서 서울과 경기 남부 등 도심권으로 점차 확대 및 남하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도심 내 하천 생태계 정비와 인공 공원 조성으로 모기 서식지가 다변화된 환경적 요인과도 맞물려 있다. 따라서 도심 거주자라도 야외 활동 시 방충망 정비와 기피제 사용 등 일상적인 예방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 감기와 확연히 다른 48시간 주기 ‘열발작’ 증상과 긴 잠복기
국내 유행 말라리아는 삼일열원충(P. vivax) 감염이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이 질환은 오한이 시작된 후 고열이 오르고 땀을 흘리며 열이 떨어지는 3단계 ‘열발작’ 증상이 핵심이다.
발병 초기에는 매일 열이 나지만 점차 48시간 주기로 증상이 반복된다. 두통과 오한, 설사를 비롯해 관절통과 흉통, 복통이 동반될 수 있다. 잠복기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단기 잠복기는 감염 후 12일에서 17일 사이이며 평균 15일이 소요되지만 장기 잠복기는 6개월에서 12개월에 달한다.
이는 감염 후 보름 만에 증상이 발현될 수도 있고 이듬해 발병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여름철 접경지역 방문 사실을 잊고 있다가 겨울이나 다음 해 봄에 원인 모를 고열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의료진 진료 시 접경지역 방문 이력을 선제적으로 알리는 것이 신속한 진단의 지름길이다.
◆ 보건소 무료 검사 지원, 군 전역자도 2년 이내 무상 진단
한편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된 지역의 관할 보건소는 지역 주민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무료 신속진단검사를 지원하고 예방약인 프리마퀸을 제공한다.
특히 위험지역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년 이내에 전역한 군인은 현재 의심 증상이 없더라도 가까운 보건소를 방문해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모기에게 물리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모기 활동이 왕성한 4월부터 10월 사이 야간 시간대 야외활동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한다.
부득이하게 야외로 나가야 한다면 피부 노출을 줄이는 밝은 색상의 긴 소매 옷과 긴 바지를 착용해야 한다.
이밖에 모기 기피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주거지 방충망의 틈새를 정비하며 취침 시 모기장을 설치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 수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