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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래한테 1억 빌렸는데” 월 240 벌어 170 적금 붓던 양세형, 109억 건물주 된 비결

화려한 성공 신화 대신 100곳의 발품과 지독한 저축으로 바닥부터 쌓아 올린 진짜 투자법

방송가에서 개그맨 양세형의 이름 뒤에 붙는 ‘109억원 건물주’라는 타이틀은 이제 새삼스럽지 않다. 하지만 그 화려한 자산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는 수많은 연예인 재테크 뉴스와는 결이 다르다. 무분별한 투기판에 편승하거나, 뜬구름 잡는 성공 신화를 설파한 적도 없다. 그가 홍대 상권의 한복판에 자산을 일궈내기까지 거쳐온 시간은 발품으로 증명해낸 승부사의 기록이다.

웃음 뒤에 숨겨진 냉철함…신문 지면을 보며 시장의 흐름을 읽는 양세형. 양세형 SNS
웃음 뒤에 숨겨진 냉철함…신문 지면을 보며 시장의 흐름을 읽는 양세형. 양세형 SNS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자산 규모가 자연스럽게 언급되면서 세간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하지만 양세형의 행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겉치레가 아니라 궁핍 속에서 길어 올린 생존 전략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상경해 대학로 무대를 전전하던 시절부터 지상파 공개 코미디의 전성기를 이끌다 군 공백기를 맞이하기까지, 그리고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재기를 모색하던 수년의 세월 동안 그는 언제나 바닥을 다지는 방식으로 버텨왔다.

 

양세형의 대표적 자산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 빌딩은 지난 2023년 7월 109억원에 매입해 그해 10월 소유권 이전이 완료된 근린생활시설이다. 대지면적 444.6㎡ 규모의 이 건물을 손에 넣기까지의 과정은 연예인의 이름값으로 이뤄진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매입 결정을 내리기 전 홍대 인근에서만 수개월간 100곳이 넘는 건물을 직접 임장했다. 유동 인구의 동선이 어떻게 갈라지는지, 어느 블록의 이면도로가 살아나고 죽는지 발로 뛰며 체감한 결과물이었다.

 

물론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현실은 냉혹했다. 건물 매입 직후 홍대 상권에 불어닥친 온라인 소비 전환과 고금리 여파로 인해, 한동안 1층과 6층 등 주요 공간이 공실로 남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수백억 대의 자산을 쥔 건물주라 할지라도 차가운 공실 리스크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그는 조급하게 임대료를 내리며 흔들리지 않고 시장의 흐름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이후 1층에 프랜차이즈 카페를 안착시키며 건물의 체질을 서서히 다잡아 나갔다. 요란한 마케팅 대신 상권의 호흡에 발을 맞추는 이 냉철한 대처야말로 그가 가진 진짜 투자 안목이다.

월 240만원 수입 중 170만원을 저축하며 지독하게 버텨냈던 ‘웃찾사’ 시절. SBS 제공
월 240만원 수입 중 170만원을 저축하며 지독하게 버텨냈던 ‘웃찾사’ 시절. SBS 제공

양세형의 경제 관념을 지탱하는 뿌리는 20대 초반 ‘웃찾사’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송 출연료로 월 240만원을 손에 쥐었을 때, 그는 그중 170만원을 곧바로 적금 통장에 고스란히 저축했다. 스포트라이트에 취해 소비가 늘어나기 쉬운 환경 속에서도, 그는 예상치 못한 공백기와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단단하게 지갑을 묶었다.

 

실제로 그 습관은 결정적인 위기 순간에 빛을 발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를 반겨주는 무대는 없었다. ‘웃찾사’는 폐지되었고 지상파 코미디 판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라면 한 봉지로 하루를 버티며 도전 프로그램에 출연해 로봇청소기를 타내고자 필사적이었던 암흑기에 이어, 이사를 앞두고 대출 문이 막혀 동료 개그맨 박나래에게 전세금 1억원을 빌려야 했던 순간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그 빚을 회피하지 않고, 물불 가리지 않는 방송 활동과 예능 활약으로 빠르게 갚아나갔다. 바닥을 쳐본 사람만이 아는 신용의 무게를 몸으로 증명해낸 셈이다.

빚 1억원은 회피하지 않는다…물불 가리지 않는 활동으로 신용을 지켜낸 순간. 양세형 SNS
빚 1억원은 회피하지 않는다…물불 가리지 않는 활동으로 신용을 지켜낸 순간. 양세형 SNS

자산을 불려 나간 과정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 결실이 향한 도착점이다. 양세형은 지난해 방송을 통해 어머니에게 상가를 마련해드린 사실을 털어놓았다. 그동안 자신이 쌓아 올린 경제적 성취의 보상을 가족의 안정적인 노후로 연결한 것이다. 어머니께서 그 상가에서 나오는 월세로 편안하게 생활하신다는 고백 속에는, 과거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환경에서 가족을 지켜온 장남의 책임감이 배어 있다.

직접 발로 뛰며 100곳이 넘는 건물을 임장한 끝에 매입한 홍대 서교동 빌딩 전경. 네이버부동산
직접 발로 뛰며 100곳이 넘는 건물을 임장한 끝에 매입한 홍대 서교동 빌딩 전경. 네이버부동산

결국 양세형을 향한 대중의 시선이 호기심에서 인간적 신뢰로 각인된 이유는 명확하다. 그는 연예인이라는 특권 뒤에 숨어 요행을 바라거나 대중을 기만하는 재테크를 하지 않았다. 100곳의 임장을 돌며 흘린 땀방울과 20대 시절 지독하게 지켜낸 저축의 루틴, 그리고 위기를 정면돌파해 신용을 지켜낸 궤적은 우리네 평범한 일상과 맞닿아 있다. 조명이 꺼진 뒤에도 홀로 삶의 페이스를 묵묵히 다져온 그의 발자취는, 경쟁이 치열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짙은 잔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