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본 적이 있는가. 불빛으로 가득한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수많은 별이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럴 때 우리를 사로잡는 것은 외따로 떠 있는 별 하나가 아니라, 크고 작은 별들이 함께 어우러져 반짝이는 풍경이다. 우리가 ‘별’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마음에 떠올리는 것도 실은 홀로 빛나는 하나의 점이 아니라, 함께 모여 반짝이는 별들의 무리다. 그렇게 여럿이 모여 있을 때, 밤하늘은 한결 아름다워 보인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각각의 별은 모두 다르다. 크기도, 밝기도, 색깔도 저마다 다르다. 사실 우리 눈에 나란히 보이는 별들도 지구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달라, 어떤 별은 수십 광년, 어떤 별은 수천 광년 밖에서 빛을 보내온다. 서로 똑같은 별이란 애초에 있을 수 없다. 흥미롭게도 별빛의 색이 다른 것은 별의 온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갓 태어나 뜨거운 별은 푸르게, 나이 들어 온도가 낮아진 별은 붉게 빛난다. 그러니 밤하늘의 색색깔은 저마다 다른 삶을 살아온 별들의 이력인 셈이다.
우리가 별자리를 그릴 수 있는 것도 여러 별이 함께 모여 있기 때문이다. 별 하나의 아름다움은 결국 다른 별들과 어울려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만약 하늘의 모든 별이 똑같은 크기와 빛깔로 떠 있었다면, 저 밤하늘이 지금처럼 아름다웠을까. 아마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어떤 별은 또렷하게, 어떤 별은 은은하게 빛나며 서로의 다름을 겹쳐내기에 밤하늘은 비로소 다채롭게 빛난다. 밋밋한 어둠을 눈부신 풍경으로 바꿔놓는 것은 저마다 품은 다름인 것이다.
우리가 사는 사회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한 사람 한 사람을 하나의 별이라 여기고, 그들이 모여 사는 이 사회를 하나의 밤하늘이라 여겨 본다면 어떨까.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음식을 먹고, 다른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 한 하늘 아래 저마다의 빛으로 반짝이고 있다. 먼저 이 땅에 정착한 사람도, 멀리서 바다를 건너온 사람도 모두 반짝이는 별들이다. 빛깔이 다르기에 오히려 서로를 알아보고, 곁에 있기에 각자의 빛깔이 더욱 또렷해진다. 누군가의 다름은 이 하늘을 더 깊고 넉넉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빛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별들의 무리인가. 우리 사회의 낯선 이웃은 어쩌면 내가 미처 몰랐던 색으로 빛나는 또 하나의 별은 아닐까.
서로의 빛깔을 지우거나 배척하지 않고, 저마다 품은 차이와 삶의 이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우리 사회는 비로소 아름다운 은하수로 펼쳐진다. 다름을 품은 채 서로를 빛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밤하늘이다.
양경은 성공회대 사회융합학부 사회복지학전공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