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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MDL 요새화하는데, 南은 빈총으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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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일대 초소에 철책 추정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일대 초소에 철책 추정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최전방 경계의 원칙은 명확하다. 적의 도발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전투태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서부전선을 관할하는 육군 최전방 군단에서 K6 중기관총에 실탄을 장전하지 않은 채로 경계근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총기에 실탄을 삽입하는 대신 실탄이 담긴 탄통을 옆에 비치해 두는 방식으로 ‘빈총 경계’가 이뤄져 왔다는 것이다. 유사시 최전방 경계의 기본 원칙이 허물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K6 중기관총은 일반전초(GOP)와 최전방소초(GP)에서 북한군의 기습 도발이나 군사분계선(MDL) 침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공용화기다. 초 단위의 대응 능력이 요구되는 장비다. 그런데도 삽탄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계에 나섰다면, 유사시 대응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전방에서 몇 초는 작전 성패는 물론 장병들의 생명과도 직결된다. 군 내부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오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5월 경기 양주시 GOP 부대에서는 K6 점검 과정에서 실탄 1발이 MDL 북측으로 발사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후 중기관총 삽탄 방식이 변경됐다고 한다. 본말이 전도된 대응이다. 오발을 막기 위한 교육과 점검 절차를 강화해야지, 실탄을 장전하지 않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될 말이다.

해당 부대가 K6 중기관총의 삽탄을 중단하기로 경계 지침을 변경했음에도 상급부대인 합동참모본부가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는 점도 놀랄 일이다. 해당 부대가 소속된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서 경계 지침 변경 사실을 인지하고 제때 합참에 보고하지 않은 탓이라고는 하나, 군 내부 지휘체계와 소통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전방 경계 방식이 바뀌는 중대 사안조차 적시에 공유되지 않는 군대에 어떻게 유사시 신속하고 일관된 대응을 기대하겠나.

최근 북한은 이른바 ‘적대적 두 국가’ 노선을 내세우며 MDL 일대에 대전차 장애물과 방벽을 설치하고 지뢰를 매설하는 등 사실상 요새화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빈총 경계는 우리 군의 경계 태세가 느슨해졌다는 인상만 심어줄 뿐 대북 억지력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화를 유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빈틈없는 대비태세다. 오발 사고를 염두에 둔 빈총 경계 방식은 제고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