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폭염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인 건설현장 실내공정 노동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에 대응할 수 있는 근로환경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마루노동조합, 권리찾기 유니온 등은 2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현장 실내공정 노동자들이 38도 이상인 밀폐 공간에서 장시간 일함에도 정부 폭염 대책이 적용되지 않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에 따르면 사용자는 시원한 물 제공, 냉방장치 설치 및 가동, 최소 휴게시간 보장 등 지침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실내 작업이 폭염 대책 대상이 아니라 환기∙냉방장치∙식수 없이 38도 이상 고온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현장 증언에 나선 마루시공 노동자 서종근씨는 “현장에선 물 한 병 주지 않고 씻을 공간도 없다”며 “온열질환 증상도 거의 매일 겪는다. 마스크를 끼고 일하다 보면 숨이 막히는데, 그라인더 작업 중에 그러면 아찔할 때가 많다”고 하소연했다.
최우영 한국마루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부는 실외 폭염 대책을 말하는데, 우리는 묻고 싶다. 실내에서 일하는 우리는 대한민국 노동자가 아닌가”라며 “(현장은) 창문이 닫혀 있고 바람도 불지 않는다. 온도는 35도를 넘는데 숨을 들이마시면 분진이 뱃속으로 들어온다. 물도 없고, 휴대용 선풍기도 냉방기도 없고 휴게 시간도 없다”고 토로했다.
안전모 강요가 노동자 체온을 높인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 위원장은 “오직 ‘안전모를 쓰지 않을 거면 현장에서 나가라’는 말만 있다. 이것이 과연 안전인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미소 노무사는 “실내 건설에선 안전모 관련 위험 상황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사측은 착용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하니 노동자들은 고온인 상태로 땀범벅이 된 채 그라인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작업량에 따라 임금을 지불하는 ‘평당 단가’ 체계상 근로자에게 자율적으로 휴식을 권고해도 쉬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노무사는 “일한 만큼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자들은 임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폭염 속에서도 일할 수밖에 없다. 실질 임금도 반영을 못하는데 2시간마다 20분을 쉬는 것은 허울”이라고 설명했다. 유태영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부위원장은 “마루 노동자들에게 휴식은 곧 임금 삭감으로 연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작업 중지나 휴식 등 폭염 대책은 요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마루노조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정부 폭염대책에 실내 마감공정 포함, 폭염 예방장치 의무 지급, 합리적인 안전모 착용 기준 마련, 폭염 시 휴식시간 부여 의무화, 작업 중지나 휴식 등에 따른 임금 하락 방지 등이 담긴 의견서를 노동부에 제출했다. 최 위원장은 “건설사가 폭염 대책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처벌이 없고, 감독이 없기 때문이다. 노동부와 언론에서 현장을 찾아가주시길 요청드린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