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최악의 공포에 빠졌다. 반도체 업황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음에도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자 코스피는 결국 60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엔 역대 최초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1만피(코스피 1만) 기대감이 어느덧 ‘오천피’ 붕괴 우려로 바뀌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60.42포인트(5.98%) 하락한 5663.24에 장을 마쳤다. 전날 10.84% 폭락한 것을 합쳐 이틀 동안 1092.51포인트(16%)나 빠졌다. 지난달 19일 기록한 전고점(장중 9385.59)에서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약 40% 내린 수준이다. 이날 기준 코스피 월간 하락률은 33.18%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1997년 10월·-27.24%)를 넘어 역대 최대를 향해가고 있다. 코스닥 지수 역시 43.17포인트(6.12%) 떨어진 662.68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엔 강한 매도세에 연이어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그럼에도 시장은 진정되지 않았고 낮 12시19분 코스닥, 12시32분 코스피에 잇따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코스피 시장의 서킷브레이커 발동은 역대 15번째, 올해 들어서는 9번째다. 코스닥 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역대 14번째 올해 4번째다. 이틀 연속 양 시장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역대 처음이다.
이날 급락세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과 추가 하락에 대한 공포 심리가 투매로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 최대인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거뒀으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영업이익(63조98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하자 투자심리가 더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급락장이 연일 이어지며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의 시가총액은 이달 들어서만 2400조원 증발하며 5041조193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저녁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과 함께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추가 대책을 발표했다.
31일부터 시행되는 기본예탁금 강화(현금 3000만원) 등에 더해 추가 대책으로 △개인별 투자한도 설정 등을 통한 총량 관리 △거래비용 부담 가중 △현행 사전교육 외 모의거래 도입 △긴급한 상황에 당국이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