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사람들은 막국수를 자주 먹는다. 내가 어릴 때 춘천에서 자랄 때도 그랬는데 지금도 춘천의 조금 이름이 알려진 식당에 가보면 손님이 정말 많다. 며칠 전 생일을 맞은 이모와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우리가 늘 가던 막국숫집은 거리가 멀어서 춘천 시내에 있는 집을 찾아보기로 했다. 늘 같은 집에 가는 게 재미없기도 하고 새로운 집을 알아두는 것도 필요해서였다.
닭갈비와 막국수를 같이 하는 집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있어서 그런 집들도 후보에 놓고 찾아보았다. 우리가 새로 찾은 곳은 강대 근처에 있는, 개인 집을 식당으로 쓰고 있는 곳이었는데 분위기가 편안했다.
이모는 늘 식당이든 가게든 자기를 알아봐 주고 인사를 건네주는 걸 좋아하는데, 처음 가는 집이라 그런 사람이 없으니 좀 아쉬워하는 듯했다. 평생을 춘천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모는 춘천의 골목길까지도 잘 알고 있기도 하고 춘천 시민이라는 자부심도 있다. 옆자리에 앉은 내외분이 손녀에게 국수를 먹이는 모습이나 여럿이 모여 대낮에 막국수를 안주로 소주를 드시는 분들 모습이나 다른 식당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인근 직장인들도 혼자 들어와 국수를 먹고 가는 일상적인 식당 분위기였다.
그런데 위치가 시내여서 그런지 뭔가 달랐다. 국수 재료야 차이가 클까 싶기도 한데 뭔가 빠져 있는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의암호나 소양호 같은 식당 가는 길에 만나는 풍경이 더 중요했던 걸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점심을 먹고 그 집 마당에 나와 잠깐 쉬고 있을 때 이모는 다음번에는 늘 가던 집에 가자는 말을 했다. 그 말이 왜 안 나오나 조마조마했는데 결국은 그 말이 나와 버렸다. 점심식사 장소 하나 바꾸기가 이렇게 어렵단 말인가.
가끔 어른들과 같이 식사하게 되면 늘 가던 식당, 특정 계절이면 꼭 먹어야 하는 음식들을 챙겨 드시려고 한다는 강한 욕망을 느끼기도 하는데, 요즘은 그런 것들이 이해가 된다. 곤드레나물밥, 코다리찜, 삼계탕 같은 그런 음식들 말이다. 전에 한 기사에서 노인이 더운 여름에 아파서 고생하는 아내를 위해 먼 길을 휠체어를 끌고 가 아내가 냉면을 먹게 했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서울로 돌아와 이모와 통화를 하면서도 또 그 막국숫집 얘기를 한다. 다음번에는 멀어도 늘 가던 집에 가자고 말한다. 막국수가 우리에게 소울푸드 같은 것이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늘 자신을 알아봐 주는 식당에 가지 않은 것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아니면 맛, 입맛이란 그토록 강력한 것일까 싶기도 하다.
강영숙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