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대출을 준비 중인 소상공인이라면 오는 8월말부터 거래 은행의 대출 심사 기준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표자의 과거 금융 이력을 넘어 가게의 매출 흐름과 상권 경쟁력, 단골 수요까지 평가에 반영하는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가 16개 은행에 순차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기존 신용등급이 다소 낮더라도 사업의 실제 성장성에 따라 대출 한도와 금리에서 유리한 조건을 적용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 8월말 7개 은행 선도입, 하반기 16곳으로 전면 확대
금융위원회가 앞선 27일 발표한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 준비 현황’에 따르면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하나은행, 제주은행 등 7곳이 8월말부터 시범운영을 가장 먼저 시작한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를 비롯해 수협은행과 iM뱅크,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전북은행 등 9곳이 올해 하반기 중으로 합류하게 된다.
참여 은행은 당초 7곳에서 16곳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적용 예정인 사업자 대출 규모 또한 1조8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되었다.
은행별 준비 상황에 따라 제도의 시작 시점이 다르며, 각 은행이 정해둔 특정 소상공인 대출 상품에 우선적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8월말 이후 대출을 알아보는 소상공인은 자신이 상담하려는 대출 상품이 새로운 평가체계 적용 대상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
새로운 평가 모형이 도입된다고 해서 모든 사업자 대출의 승인이나 금리 인하가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매출과 상권 회복력 반영해 성장등급 S1~S10 산출
이번 평가는 기존 신용등급과 별도로 진행된다.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따지는 성장등급을 우선 산출한다. 이후 두 가지 평가 결과를 결합해 최종 대출 심사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평가 자료에는 매출과 상권의 상세 흐름, 사업 지속성과 업력, 근로자 수, 고객 인지도와 수요가 종합적으로 포함된다.
특히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방문 횟수나 재방문 비율, 북마크 정보 등 실질적인 고객 반응 데이터까지 활용된다.
평가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기타 서비스업, 기술업종 등 유사 업종별로 세분화되어 이루어진다.
개별 가게가 속한 상권 안에서의 위치와 매출 성장률, 지속가능성, 위기 회복력을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성장등급은 S1부터 S10까지 총 10단계로 나뉜다. 상위 등급을 받은 소상공인은 기존 신용평가만 적용했을 때보다 대출 승인률이 높아지고 한도 확대나 금리 우대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가게 매출이 단기간 흔들렸더라도 업력이 길고 상권 내 경쟁력이 높으며 재방문 수요가 탄탄하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이번 제도의 핵심 원리다. 반대로 매출이라는 단일 지표 하나만 좋다고 해서 무조건 상위 등급을 받는 구조는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개인사업자 부채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단순 금융 이력 중심 평가로는 우량 소상공인을 가려내는 데 구조적인 한계가 발생했다.
이번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 도입은 금융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 소상공인의 1금융권 대출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 역량을 고도화하는 이중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 별도 지원금 신청 아냐, 10월 전용 사잇돌대출 한도 상향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는 정부나 지자체의 별도 누리집에서 신청하여 받는 지원금이 아니다. 은행이 자체적인 사업자 대출 심사에 활용하는 평가 모형일 뿐이다.
금융위원회는 8월 중 관련 감독 규정과 개인사업자 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개정한다. 또한 상위 등급에 금리와 한도 우대를 적용하는 명확한 절차를 담은 운영 가이드라인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대출을 계획 중인 소상공인이라면 영업점 상담 창구에서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첫째로 거래 은행이 8월말 시작하는 7곳에 속하는지 아니면 하반기 합류 예정인 9곳에 속하는지 살핀다. 둘째로 원하는 상품이 새로운 평가체계 대상인지 묻는다. 셋째로 기존 신용등급 외에 산출된 성장등급이 실제 한도와 금리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점검해야 한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에도 새로운 성장등급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상품의 대출 한도는 기존 사잇돌대출 대비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아진다. 연간 공급 규모 역시 10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될 예정이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심사에는 2027년부터 해당 특화 신용평가체계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