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 77억원이 투입된 천안축구센터 미니 스타디움 건립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정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실제 건축허가 도면이 서로 다르다는 의혹이 국회 청문회에서 제기됐다. ‘빵집 면접’과 ‘고대 카르텔’ 등 감독 선임과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이어 협회의 불투명한 행정 처리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대한축구협회 청문회를 열고 감독 선임 과정과 협회 행정을 집중 추궁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천안축구센터 미니 스타디움 사업과 관련해 “(협회가) 건축 허가 당시에는 회장실, 전무실, 임원실, 비서실 등을 건립하는 것으로 허가받았다”며 “사업계획서와 건축허가 도면은 구조도, 용도도 다르다”고 추궁했다. 그는 특정 종목 단체의 사무실을 짓는 데 국비를 줄 수 없기 때문에 “국고보조금 77억원이 투입된 사업에 협회가 임원실이나 회장실 같은 사무 공간이 없는 도면을 제시했다”고 따졌다.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모두발언에서 월드컵 성적 부진에 대해 사과했다. 정 전 회장은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했고, 홍 전 감독은 “제가 져야 할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독 선임 절차와 특혜 논란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감독은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빵집 면접’과 관련해 “저한테 제안이 왔을 때 정상적 절차를 거쳤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특혜나 이익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38억원 연봉설’에 대해서는 비밀유지조항을 이유로 정확한 금액을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38억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은 민주당 임오경 의원으로부터 “‘현대 축구협회’, ‘고대 카르텔’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라는 질의를 받자 “제가 임명한 남자 대표팀 감독 25명 중 고대 출신은 1명이고, 여자 대표팀 감독 20여명 중 고대 출신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정 전 회장과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청문위원 사전 접촉’ 논란도 불거졌다. 윤 의원은 사적인 연락에 불과하며 청문회 질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청문회가 협회의 폐쇄적인 행정과 감독 선임 절차보다 월드컵 당시 선수 기용과 패배 원인에 집중되면서 당초 취지가 흐려졌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와 박항서 전 부회장 등 핵심 증인이 불출석한 데다 감독 선임 기준과 의사결정 공개 범위, 집행부 견제 장치 등 제도 개선책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협회의 구조적 문제를 규명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