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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법무부·대검 우려는 무시… 찬반 여부 추궁 뒤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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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기각 조항’ 심사 회의록 보니

관계기관 “법적 안정성 저해 우려”
소위 9차례 열렸지만 반영은 안해
법무부, 마지막 소위 때 수정 요청
與 “판례대로 법 만드는 것 아냐”

野 “李 죄 지우기 맞춤형 입법” 비판
“검찰개혁은 포장지… 사법무력화”

더불어민주당이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에 막판 추가한 공소기각 조항을 졸속 심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가 법안 심사 과정이 담긴 국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판단 기준과 적용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했지만 여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은 채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판례를 법 조문에 구체화한 것이라고 맞섰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 지우기’를 위한 맞춤형 입법이라며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중 '공소 기각 확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등 범여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 중 '공소 기각 확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與, “찬성하나” 묻고선 우려 ‘뒷전’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형소법 개정안에는 제327조상 공소기각 사유로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됐을 때’가 추가됐다. 법무부와 대검은 “판단 기준과 범위가 법률상 전혀 제시돼 있지 않아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28일 총 9차례 열린 법안심사1소위 회의록에는 법무부와 대검이 제기한 우려에 대한 논의보다 관계기관에 ‘찬반 여부’를 추궁하는 등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대목들이 담겼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지난 15일 열린 제3차 소위에서 해당 조항의 개정 실익이 크지 않고 요건이 불명확해 절차적 공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보고했다.

이에 1소위원장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기우종 법원행정처 차장의 입장을 물었고, 기 차장은 “판례에 의해 나온 문구들이 입법화된 것이어서 따로 의견을 내진 않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찬성한다는 것인가”, “적극 수용인가”라고 재차 묻자 기 차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후 회의에서는 제기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28일 마지막 제9차 소위에서는 법무부가 조문 수정을 공식 요청했다. 이 차관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라는 조항에 대해 “대법원 판례 취지대로라면 최소한 ‘자의적 판단으로’라는 문구가 추가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그러나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저희가 판례대로 법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개정안은 수정 없이 소위를 통과한 뒤 이튿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돼 30일 본회의에 올랐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법 개정 절차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한 현역 의원은 “당론으로 정해지기 전에도 법 개정에 대한 우려를 했지만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특히 지지자들이 정말 무섭다”며 “다른 의원들도 각자 소신이 있겠지만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정체성 혼란이 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내가 반대한다는 것이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 당원들에 대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野,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 규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 세 번째)와 정점식 원내대표(〃 네 번째)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 처리 규탄대회’를 열고 손피켓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상수 기자
野,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 규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왼쪽 세 번째)와 정점식 원내대표(〃 네 번째)를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보완수사권 폐지 강행 처리 규탄대회’를 열고 손피켓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상수 기자

◆野 “李 한 사람 살리기 하나”

야당은 이번 형소법 개정을 ‘이재명 죄 지우기’를 위한 맞춤형 입법이라고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한 사람 살리자고 4심제, 대법관 증원, 법 왜곡죄까지 만들고 판사에게 이재명 공소기각 판결을 하라고 말도 안 되는 조항을 끼워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한 사람만 살릴 수 있다면 정권을 내주든 대한민국을 거덜 내든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질타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도 “정치적 사익 추구를 위해 법치주의와 국민의 안전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민주당 각 계파가 전당대회에서 강성 당원 지지를 결집하기 위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경쟁적으로 외치며 국민 안전을 전대용 땔감으로 치워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소기각 조항을 두고 “자신의 범죄 재판을 없애려는 대통령과 검찰을 없애려는 민주당 강경파의 정치적 이면계약”이라며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기각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은 정치적 뒷거래”라고 주장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검찰개혁’은 포장지였고 그 안에 든 것은 ‘이재명 죄 지우기’, ‘대통령 맞춤형 재판 지우기’였다”며 “피해자는 눈물을 흘리고 대통령은 재판에서 빠져나가는 황당무계한 사법 무력화가 현실이 될 위기”라고 맹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