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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래 흡인은 의료행위"…간병인에 맡긴 의사 선고유예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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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의료인 시행·관리 필요"…의협 "의료현실 반영 못 해"

병원에서 관행적으로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해온 가래 흡인(석션) 시술은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병원 의사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판결을 최근 확정했다.

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선고유예란 비교적 가벼운 범죄에 형의 선고를 미루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처벌을 면해주는 것이다.

앞서 A씨는 2021년 4월 뇌출혈 환자의 간병인에게 석션 시술을 가르치고 직접 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간병인은 석션 시술을 하던 중 의료사고를 내 환자는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고 약 두 달 뒤 숨졌다.

A씨는 석션 시술은 의료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1심은 유죄로 판단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간병인에게는 의료법 위반·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의료행위에 관한 대법원 판례와 석션 시술을 원칙적으로 의료행위로 규정한 보건복지부 지침 등을 근거로 석션이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의료인력 부족으로 간병인이 관행적으로 석션 시술을 수행해온 의료 현실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이를 확정했다.

대법은 "의료행위는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의학적 전문지식에 따른 시행과 관리가 필요한 행위"라며 "행위의 목적과 위험성, 필요한 전문지식의 정도, 의료환경과 사회적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기준에 비춰 석션을 의료행위로 본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나 사실오인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료현장의 현실적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이날 용산 의협회관에서 진행한 정례브리핑에서 "판결 내용에도 들어가 있지만 의료현장의 현실을 굉장히 무시한 것(판결)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의 판결은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석션 행위가 병원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실제로 집에 있는, 기관 절개 환자 등은 석션이 주기적으로 필요해 가족이 하는 경우도 많다"며 "요양병원 같은 곳에서도 석션 행위를 간병인이 하는 경우가 많을 텐데 여기에 대한 실제 대책이 있지 않은 상황이라 (이번 판결로) 현장 혼란 굉장히 클 것이고, 특히 요양병원의 어려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