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청년·의료·가정으로 이어진 희망의 실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70년-글로벌 평화운동]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평화는 봉사로 완성된다

한학자 총재는 평화를 국제회의의 연설이나 정상들의 합의문 속에서만 찾지 않았다. 평화는 사람들의 삶을 실제로 변화시킬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고 보았다. 그래서 그의 아프리카 평화운동은 언제나 실천으로 이어졌다.

그 실천은 여성의 인권을 지키는 일에서 시작해 농업과 교육, 의료봉사, 국가 간 협력으로 확장되었다. 이러한 평화관은 선학평화상 운영에서도 잘 드러난다.

제3회 선학평화상 후보는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엄격하게 선정한 결과, 소말리아 출신 여성 할례 철폐운동가 와리스 디리와 나이지리아 출신 농업혁신가 아킨우미 아데시나를 공동 수상자로 선정하는데, 큰 이견이 없었다. 두 사람의 활동은 서로 달라 보이지만, 한 총재가 바라본 평화의 본질에서는 하나로 연결된다.

 

여성 인권 지키미·농업혁신가에 선학평화상

패션모델이기도 한 와리스 디리는 자신이 겪은 여성 생식기 절제의 아픔을 세상에 알리며, 수많은 소녀들이 같은 폭력을 겪지 않도록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해 왔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되는 사회는 결코 평화로울 수 없음을 일깨워 주었다.

현직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인 아킨우미 아데시나는 농업혁신과 식량안보를 통해 아프리카 농민들의 삶을 바꾸는 데 힘써 왔다. 굶주림과 빈곤 역시 인간의 존엄을 무너뜨리는 구조적 폭력이라는 점에서 농업은 평화를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었다. 여성의 안전과 식량, 농업과 인간개발은 모두 평화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것이 한 총재의 생각이었다.

이 철학은 국가 단위의 실천으로도 이어졌다. 2019년 아프리카 서쪽 기니만에 있는 섬나라 상투메프린시페에서 열린 아프리카 정상회의에는 대통령과 총리, 국회의원 등 국가 지도부가 참석해 한 총재와 함께 신아프리카 프로젝트의 협력을 다짐했다.

다음 날 열린 효정가정축복축제에는 종교지도자와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가정의 가치와 공동체의 책임을 되새겼다. 이 자리에서 한 총재는 재난 대응을 위한 소방차를 기증했고, 이어 열린 청년학생축제에서는 젊은이들이 문화공연과 인성교육, 사회문제 해결 방안을 발표하며 평화의 주체로 나섰다. 이 행사에는 약 4만 명이 참여했고 국영방송이 이를 생중계했다.

아프리카에서 한 총재가 주목한 것은 청년이었다. 그는 청년을 미래의 지도자인 동시에 오늘의 공동체를 변화시키는 평화의 설계자로 보았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다음 세대가 올바른 가치관과 전문성을 갖추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할 때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씨앗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2024년 상투메프린시페에서는 ‘피스디자이너 글로벌 캠프’가 열려 청년들이 지도력과 전문성을 배우고, 학교 보수와 환경정화 활동에 참여했다. 평화를 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마을과 학교를 직접 변화시키는 실천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봉사는 의료 분야로도 이어졌다. 고레섬에 긴급수송선을 기증했던 한 총재의 평화 구상은 ‘메디컬 피스로드’, 곧 국제 의료봉사로 확대됐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국제 의료봉사는 코로나19로 일시 중단됐으나 2024년 재개됐으며, 여러 나라 신자로 구성된 의료진이 내과와 치과, 안과, 정신건강, 한방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3000명의 주민을 진료했다. 국적도 언어도 달랐지만, 생명을 살리려는 마음만은 하나였다.

한 총재는 의료봉사를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권리를 지키는 일로 보았으며, 병든 이를 치유하는 일이야말로 ‘인류 한 가족’이라는 가치를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책임이라고 여겼다.

그의 평화운동은 더 넓은 미래를 응시하고 있었다. 국제평화고속도로의 출발점을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으로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제평화고속도로는 사람과 사람, 국가와 국가, 대륙과 대륙 사이의 단절을 잇는 평화의 상징이다. 과거 노예무역의 길과는 달리 공동번영과 화해를 이뤄내는 길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레섬의 ‘돌아오지 못하는 문’이 강제 이별의 상징이었다면, 국제평화고속도로는 자유로운 만남과 협력, 소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평화는 다음 세대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삶의 방식

돌이켜 보면 한 총재의 아프리카 평화운동은 하나의 일관된 흐름을 보여 준다. 역사의 상처를 기억하는 일에서 출발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고, 자립의 정신을 세우며, 교육과 의료, 청년과 가정을 통해 평화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여정이었다. 그에게 평화는 전쟁이 없는 소극적 상태가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을 기억하고 서로를 가족처럼 돌보며 다음 세대를 위해 오늘의 책임을 다하는 적극적인 삶의 방식이었다.

2018년 세네갈 고레섬에서 시작된 기도는 하나의 의식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기도는 교육과 봉사, 의료와 청년운동으로 이어졌고, 오늘도 사람들의 삶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 결국 한학자 총재가 말한 ‘신아프리카 비전’은 특정 대륙만의 과제가 아니라, 상처를 치유하고 사람을 세우며 함께 번영하는 인류 공동의 평화 과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