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초 유해물질의 기준치 초과로 회수 조치가 내려진 간장을 놓고 제조사와 당시 검사를 수행했던 기관의 입장 차가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검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간장 제조사의 요청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행한 재검사에서도 해당 간장 시료는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제조사는 동일 시료를 활용한 재검사 방식은 객관성 담보가 어렵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시험 기관은 식약처 재검사 결과를 근거로 사측의 검사 오류 주장 등에 대한 정정을 요구하고 있다.
당국 조치로 문제가 된 제품은 이미 모두 회수됐지만 검사 결과와 절차를 둘러싼 공방은 여전히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삼화식품공사(삼화식품)·동진생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월 대구 달서구 소재 삼화식품공사의 ‘삼화맑은국간장’에서 유해물질인 3-MCPD가 기준치(0.02㎎/㎏)의 46배를 넘긴 0.93㎎/㎏이 검출됐다.
3-MCPD는 식물성 단백질을 산으로 분해하는 과정에서 비의도적으로 생성될 수 있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RAC)에 의해 ‘발암 가능성을 고려하는 물질’을 뜻하는 ‘2B군’으로 분류돼 있다.
검사 기관인 동진생명연구원의 검사를 토대로 식약처는 관할 지자체인 달서구청이 해당 제품을 회수하라고 조치했다. 소비기한이 2027년 12월21일로 표시된 1.8L 제품 총 2387개가 대상이었다.
삼화식품은 검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식약처에 재검사를 요청한다고 밝혔었다.
사전 자가 품질 테스트와 동진생명연구원의 1차 검사에서 ‘불검출’ 결과가 나왔는데, 이후 같은 연구원 검사에서 초과 검출로 바뀌었다는 이유다.
식약처의 재검사 결과는 올해 2월초 제조사에 통보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세계일보에 “재검사에서도 ‘부적합’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재검사 결과를 바라보는 시험 기관과 제조사의 시각은 달랐다.
시험 기관은 동일 시료 재검 결과가 최초 검사의 신뢰성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하는 반면, 제조사는 같은 시료를 활용한 재검은 동일 결과의 반복일 뿐이어서 객관성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연구원 측은 “(최초 시료 검사에서) ‘부적합’이 나오면 여러 차례에 걸쳐 다시 검사한다”며 “(제품) 회수 조치 이후 연구원 조사가 잘못으로 밝혀졌다면 식약처에서 조치가 내려졌을 텐데, 어떠한 통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삼화식품이 최초 ‘부적합’ 판결에 이의를 제기하며 연구원의 검사 오류 가능성을 언급했었던 만큼, 식약처의 재검사 결과 통보 후 사측이 관련 기사 정정 등을 요청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연구원 오류 가능성을 언급한 기존 보도에 대해 삼화식품이 정정을 요청했어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연구원 측은 관련 보도 정정 등을 삼화식품이 언론사에 요청해야 한다는 취지 공문을 지난 4월 한 차례 보냈다.
반면에 삼화식품 관계자는 “회수한 여러 간장 중 임의의 제품을 골라서 다시 검사한 게 아니라 최초 부적합 판정을 받은 시료를 다시 검사했다”고 부각했다.
애초 부적합 판정 나온 시료를 재검사하면 같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이 보낸 공문에 대해서는 “우리의 주장 중 사실이 아닌 것을 해명해달라는 내용으로 기억한다”며 “(우리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지 말고 (연구원 측이) 검사 전 과정을 공개해야 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삼화식품은 문제가 불거진 이후 별도로 다른 기관에 추가로 시료 검사를 의뢰했으며, 불검출 결과를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제품 회수로 안전성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검사 결과의 신뢰성과 재검 절차의 적절성을 둘러싼 공방은 이처럼 마침표를 찍지 못한 상태다.
재검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힐 계기는 마련되지 않았고, 서로의 주장만 되풀이하는 소모전이 반년 넘게 이어졌다.
동진생명연구원 관계자는 “법적 문제로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그쪽(삼화식품)에서 (논란의) 불을 꺼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삼화식품 관계자는 “관련 규정 개정으로 서로가 불명예를 짊어지고 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