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이 미국에서 취업할 때 10만달러(약 1억4300만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유학생 비자를 4년까지 제한한 트럼프 행정부가 또 다시 외국인의 미국 체류 문턱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해당 수수료는 ‘선택적 실무연수(OPT)’ 프로그램에 적용된다. OPT는 미 대학의 학부 및 대학원을 다닌 외국인이 새로 취업비자를 받지 않고 학생비자(F-1)만으로 구직해 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일반적으로 1년간 체류가 연장되고,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경우 최대 3년간 추가 체류가 허용돼왔다.
2024년 기준 OPT 프로그램에 참여한 외국인은 약 41만9000명 수준이다. 이들에게 10만달러씩 수수료를 받는다면 미 정부는 419억달러(약 60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셈이다.
해당 사안의 검토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온 일련의 외국인 비자 제한 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6일 F비자를 소지한 유학생들이 미국에 최장 4년까지만 머무르도록 하는 최종 규정을 관보에 게재했다. 이전에는 학생 비자를 소지한 경우 정규과정 학업을 마칠 때까지 자동 연장 과정을 거쳐 미국에 사실상 무기한 체류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4년 마다 체류 연장 절차를 밟도록 한 것이다. 해당 조치는 9월 중순 시행에 들어간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외 지역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사람들에게 10만달러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신청자가 미국으로 이주하여 시민권을 취득한 후에만 보증금을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WSJ는 전했다.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H-1B(전문직) 비자 수수료를 대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H-1B 비자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에서 10만달러로 100배 올리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매사추세츠 연방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렸고, 지난 24일 보스턴 제1 연방항소법원도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취업 수수료 조치는 아직 국토안보부(DHS)에서 논의 중이며, 백악관이 이를 승인할지는 불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