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안에 연구개발(R&D) 직군의 주 52시간 노동상한제 적용 제외 등을 담으려 하자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정부는 반도체 메가특구 특별법에 노동자의 주52시간 근로제를 완화 적용하고 기간제 고용을 현행 최대 2년에서 2년 더 연장하는 등 노동 규제를 대폭 유연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31일 고용노동부는 이달 27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노동 분야 메가특구 특별법 추진 방향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관계부처 의견 수렴 중에 거론된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보고에는 노동자가 동의하면 소득 상위 3%인 관리자와 연구개발자에게 주52시간 근로 상한을 없애고, 연장·야간·휴일 근로 수당을 적용하지 않고 일반 수당을 주는 방안이 담겼다. 기간제 근로자가 서면 합의할 시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추가로 2년 연장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규직 전환 없이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 공정수당을 지급하는 방안 검토 중이다.
대체로 경영계가 그간 요구해 온 사항이 대거 담기면서 이재명정부의 친노동 기조가 뒤집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노동부 관계자는 “당에서 의 부처 의견을 수렴 중인 상황에서 언론 보도나 경영계 요구, 노동계 의견 등을 전체적으로 설명한 것”이라며 “정부 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양대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특별법 추진을 중단하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노동시간 규제와 기간제 사용 제한, 노동관계법상 최소한의 보호장치는 노동자의 건강권과 고용안정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라며 “이를 메가특구라는 이유로 예외적으로 허용하기 시작한다면 그 예외는 곧 일반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노동규제 완화 방안이 메가특구로 한꺼번에 추진되는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보수 정권(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추진됐다가 무산된 기간제 4년 연장과 같은 정책이 다시 등장하는 데 반발했다. 그러면서 “메가특구가 4년짜리 계약직, 확대된 파견노동, 초과근로수당조차 없는 장시간 노동으로 구성되면 그건 미래산업도, 좋은 일자리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첨단산업 경쟁력은 노동권을 희생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정된 고용과 노동권으로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