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3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입 변별 기능과 서술형 기록 중심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제도를 전면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교사노조는 기자회견문에서 "오늘날 학생부는 학교 교육을 지원하기는커녕 교육 활동 전체를 '기록 작성 경쟁'에 가두고 교사를 '입시 서기'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이제 학생부 제도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부가 학부모 민원, 대학입시 경쟁 등에 따라 학생의 부정적인 면조차 긍정의 언어로 포장하는 '가짜 기록'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기 단위 과목 이수가 시작되면서 교사들이 작성해야 할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분량은 폭증했다"며 "교사 1인이 일년 동안 소설책 2권 분량에 해당하는 문장을 써내야 하는 살인적인 '기록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노조는 ▲ 학생부에 과도한 변별 기능을 부여한 대입·진학 연계 구조 재검토 ▲ 모든 학생 대상 장문 서술 의무 폐지 ▲ 부당한 정정 요구와 민원으로부터 교사의 정당한 평가권 보호 ▲ 교원 확충 등을 교육부에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고등학교 과학 교사는 "한 학기에 평균 3개 과목, 200명 가까운 학생을 가르친다"며 한 해 작성한 학생부 분량(32만6천400자, 200자 원고지 1천632장)을 대형 현수막 시각화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김희정 중등교사노조 위원장은 학생부의 과대 포장이 교사의 양심이 아니라 제도가 만든 결과라며 "사실대로 쓰면 민원, 비슷하게 쓰면 '복붙'(복사 붙여넣기) 감사, 적게 쓰면 불성실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감사원이 학생부의 중복 기재 등을 지적한 서울시교육청 정기감사 결과를 발표한 뒤 교원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감사원은 2021∼2024년 서울시 소재 239개 고등학교의 학생부 작성 실태를 점검한 결과 803명의 교원이 51명 이상 학생의 세부특기사항에 동일 내용을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지난 23일 감사원의 서울시교육청 정기감사 결과에 대해 "교사의 기록과 문장, 학교의 업무 결과를 지적하는 데 집중했을 뿐 입시 중심의 학생부 제도와 교원 부족, 학교폭력 제도의 구조적 문제는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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