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이어지면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찬물로 샤워하는 사람이 많다. 차가운 물이 닿는 순간에는 몸이 금세 식는 것 같지만, 달아오른 몸에 갑자기 강한 냉자극을 주면 혈관이 급격히 수축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운동이나 야외 활동 직후에는 몸속 체온과 심박수가 아직 높은 상태여서 더욱 주의해야 한다.
◆ 찬물 닿으면 피부 혈관 수축…체열 방출 줄어들 수도
더운 환경에서는 피부 혈관이 확장돼 몸속 열이 피부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다. 하지만 매우 차가운 물이 갑자기 닿으면 피부 혈관이 수축해 체열 방출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찬물로 샤워한 직후에는 피부가 시원하게 느껴져도 몸속 열은 아직 충분히 빠져나가지 않았을 수 있다.
영국 랭커스터대 애덤 테일러 해부학 교수는 더운 날씨에는 26~27도 정도의 시원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몸의 열을 내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운동 직후 찬물 샤워…심장·혈관에 부담 줄 수 있다
운동을 마친 직후에는 심부체온(몸 깊숙한 곳의 체온)과 심박수가 평소보다 높다. 이 상태에서 갑자기 차가운 물을 끼얹으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상승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심·뇌혈관질환이 있는 사람은 고온 환경에서 운동한 뒤 급격한 체온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냉수 샤워를 피하는 것이 좋다.
먼저 그늘이나 시원한 실내에서 충분히 쉬고, 호흡과 맥박이 안정된 뒤 샤워하는 것이 좋다. 이때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도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 바다·계곡에서는 더 위험…‘냉수 쇼크’ 주의
계곡이나 바다에서는 갑자기 찬물에 들어가는 행동도 주의해야 한다. 영국왕립구명정협회(RNLI)에 따르면 몸이 한꺼번에 차가운 물에 노출되면 심박수와 혈압이 급격히 오르는 ‘냉수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마시거나 호흡이 빨라져 물을 들이마실 위험도 커진다.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Sports and Active Living’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냉수 쇼크 반응은 수온이 25도 미만일 때 나타날 수 있으며, 10~15도에서 가장 강하게 나타난다. 한여름에도 바다나 계곡의 수온은 기온보다 훨씬 낮을 수 있다. 머리부터 뛰어들기보다 팔다리에 먼저 물을 적시고 천천히 들어가 몸이 차가운 물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 열대야 숙면엔 샤워 온도만큼 시간도 중요
밤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인 열대야에는 샤워 물의 온도만큼 샤워를 언제 마치느냐도 중요하다.
미국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Sleep Medicine Reviews’에 발표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취침 1~2시간 전 따뜻한 물로 약 10분간 샤워하거나 목욕하면 잠드는 시간이 평균 10분가량 짧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 피부 혈관이 확장되고, 샤워를 마친 뒤 손과 발을 통해 열이 빠져나가면서 심부체온이 서서히 낮아져 잠들기 쉬운 상태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