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로 아프리카 이민자 수천명이 일제히 헤엄쳐 입국을 시도해 일대가 마비되는 대혼란이 일어났다. 갑작스런 대규모 이민 시도가 일어난 이유는 명확치 않다. 스페인 당국은 군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수천 명의 이민자들이 모로코에서 세우타로 몰려들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영상에는 이민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헤엄을 쳐 방파제 주변을 걸어 올라가고, 해변과 도로를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세우타 당국은 이 과정에서 최소 9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후안 헤수스 비바스 세우타 시장은 “지난 며칠 간 성인과 미성년자를 포함해 1500명이 넘는 이민자들이 배를 타고 세우타에 도착했다”며 “수용 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명서 “완전한 인도주의적, 사회적 긴급 상황”이라며 중앙정부에 차원의 대응을 요청했다.
이에 스페인 정부는 군 병력 60명을 급파하고 특수기동대를 포함한 경찰력을 200명 규모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민 문제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세우타 민병대 담당자는 AP 통신에 “상황은 완전히 혼란스럽다”며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수천 명의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고 있으며, 국경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사정을 전했다.
AP통신은 모로코와 세우타 활동가들의 말을 인용해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은 대부분 모로코인이며, 유럽으로 이주하기 위해 모로코에 거주하던 알제리인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이 왜 이날 일제히 세우타로 진입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세우타와 스페인령 멜리야는 유럽연합(EU)과 아프리카를 잇는 유일한 육로 국경으로, 두 곳 모두 유럽에 진입하려는 이민 희망자로 주기적으로 대량 진입 사태가 발생한다. 비바스 시장은 지난해에만 세우태 인접 해상에서 6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2022년6월에는 멜리야에서 수천명의 이주민이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하다 스페인 보안군과 충돌하면서 37명이 숨지기도 했다.
모로코 인권협회 관계자는 가디언에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모로코와 세우타를 잇는 타라할 국경이 30일 오전 이례적으로 개방됐고, 사람들이 국경을 넘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달 초 스페인 대법원이 해상으로 도착한 이민자에 대해서는 철책 등 물리적인 시설을 넘어 육로로 입국한 이민자와 달리 적법한 절차 없이 즉시 국경 너머로 되돌려 보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한다. 비바스 시장도 해당 판결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다만 모로코 현지 활동가들은 해당 판결이 이민 시도 급증의 원인이라는 데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모로코인 대부분은 그런 판결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